100대 핵심소재산업 5년내 기술 독립화 전방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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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핵심소재산업 5년내 기술 독립화 전방위 지원
  • 이권진 기자
  • 호수 2227
  • 승인 2019.08.12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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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극복 대안] ①정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따라 대외 환경 악화에 직격탄을 맞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뉴스>는 정부기관의 각종 대응 전략과 중소기업계 현장 애로 극복방안 등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탈(脫) 일본이 답이다.” 

정부가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에 있어 일본 의존도를 줄이는 기술 독립화를 선언했다. 

한국의 소재·부품·장비산업은 외적인 면에서는 상당한 성장을 이룩했지만, 기술력이나 해외 점유율 등에서는 여전히 일본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를 단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한국의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이 자국보다 약하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다.

이에 정부는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을 예산, 세제, 금융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해 일본 조치에 따른 단기적 어려움을 풀고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지난 5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 소재·부품·산업이 가진 구조적 취약점을 해결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한국 제조업이 새롭게 혁신해 도약하는 기회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제는 질적 성장이 필요한 시기

지난 2001년 부품·소재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은 외형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소재·부품·장비산업 생산은 2001년 240조원에서 2017년 786조원으로, 같은 시기 수출은 646억달러에서 지난해 3409억달러로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2001년 9억달러 적자에서 지난해 1375억달러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시장의 규모는 커졌지만 기술력은 그만큼 탄탄히 다지지 못했다. 기술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범용제품 위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소재·부품·장비 자체조달률은 2001년부터 2017년까지 16년간 60% 중반에 머물러 있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밀산업 자체조달률은 50%에 못 미친다.

일본이 시장 크기는 작아도 오랜 기술 축적을 통해 수많은 품목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져간 것과 대비된다. 한일 공동 생산 품목 931개 중 세계시장 점유율 50% 이상인 일본 품목은 309개에 달한다.

지난해 대일 전체 무역적자 241억달러 중 소재·부품·장비 적자는 224억달러로 92.9%를 차지했다. 대일 전체 수입 546억달러 가운데 소재·부품·장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68.0%로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은 외적으로는 눈에 띄는 성장을 일궜음에도 만성적인 대일 의존도와 낮은 자체조달률을 극복하지 못했고, 결국 이번에 일본에 경제적 공격의 빌미를 주는 상황을 맞게 됐다.

이번 경쟁력 강화대책을 통해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부족, 개발과 생산의 단절, 투자 부족, 환경·노동 애로 등으로 인해 빠른 기술 확보와 산업 성장에 한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100대 품목 日 의존도 낮춘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은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로 수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 100대 품목의 조기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소재·부품·장비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일본의 전략물자 1194개와 소재·부품·장비 전체 품목 4708개를 분석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 100개 품목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20개는 안보상 수급위험과 주력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전략적 중요성이 커 기술 확보가 시급한 품목이고, 80개는 밸류 체인(가치사슬) 상 취약품목이면서 자립화에 시간이 다소 걸리는 전략적 기술개발이 필요한 품목이다.

20개 품목에는 반도체와 자동차, 기계·금속 각 5개, 전기·전자 3개, 디스플레이 2개가 들어갔다. 일본이 1차 수출규제 대상으로 삼았던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도 여기 들어갔다. 이들 품목은 전주기적 특단의 대책을 통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공급 안정성을 이룬다.

예컨대 불산액, 불화수소, 리지스트 등 반도체와 자동차 핵심소재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대체 수입국을 신속하게 확보한다. 재고 확보와 수입국 다변화를 위해 보세 구역 등 비축공간을 제공하고 저장 기간은 현행 15일에서 필요 기간까지 연장한다.

또한 반입에서 반출까지 24시간 상시 통관지원체제를 가동하고 수입 신고 전 감면심사를 완료하는 등 수입통관 절차·소요 기간을 최소화한다. 관세 납기연장, 분할납부 등을 지원하고 대체물품을 수입할 때는 할당관세를 통해 낮은 세율을 적용해 관세 부담을 줄인다.

 

대·중기 상생으로 국내제품 수급 활성화

정부는 에칭가스, 리지스트의 국내 생산량을 늘리고자 공장을 신·증설할 경우 공정안전심사검사 등 관련 인허가는 신속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소재, 이차전지 핵심소재 등 ‘20개+α’는 추가경정예산 2732억원을 활용해 조기 기술 확보를 집중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또 하나 역점을 둔 사안은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간 또는 수요기업 간 협력모델 구축이다. 국내 기업이 소재·부품·장비를 개발해도 수요기업인 대기업이 활용하지 않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공급기업은 수요기업의 기술투자로드맵과 같은 정보 부족과 시제품 제작 부담, 수요기업은 양산 시험 비용과 낮은 수율 우려 등으로 협력을 꺼려왔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수요·공급기업 간, 수요기업 간 강력한 협력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자금, 입지, 세제, 규제특례 등을 아우르는 패키지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한 기업 맞춤형 실증을 지원하기 위해 화학연구원, 재료연구소, 세라믹기술원, 다이텍연구원 등 4대 소재 연구소를 소재·부품·장비 실증·양산 테스트베드(시험장)로 구축한다.

양산시험 후에는 신뢰성 하자 위험에 대비해 1000억원 규모의 신뢰성 보증제를 도입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민간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간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미래차, 반도체 등 13개 소재·부품·장비 업계에서 이뤄지는 양산 설비 투자에는 입지와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핵심품목 지방 이전, 신·증설 투자는 현금보조금을 최우대 지원하기로 했다.

또 연기금, 모태펀드, 민간 사모펀드(PEF)는 물론 개인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대규모 자립화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세제 혜택, 상장특례, 투자연계형 R&D 확대 등 제도적, 기술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소재·부품·장비 기업 중 100개사는 글로벌 전문기업(GTS·Global Top Specialty)로 지정해 성장단계별로 필요한 R&D, 특허확보·해외출원, 신뢰성 지원, 수요기업의 양산 평가 등을 일괄 지원한다.

정부는 기업의 애로를 원스톱으로 해소하기 위한 범정부 긴급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이달 중 범부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와 실무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 산하에는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둬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상생품목을 육성한다. 

아울러 소재·부품전문기업특별법은 장비를 포함하는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특별법으로 바꾸고 2021년 일몰법에서 상시법으로 전환하는 등 법적 제도도 정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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