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장병 대상 ‘창업교육’ 확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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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병 대상 ‘창업교육’ 확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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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2228
  • 승인 2019.08.1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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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현(창업진흥원장)

올해 초 창업교육 담당자로부터 “육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창업교육을 하고 싶다”라는 보고를 받을 때만 해도 긴가민가했다. 군 복무 18개월 동안 창업교육을 받는다면 제대 후 사회 적응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온라인 창업교육을 받겠다는 장병이 충분히 있을지, 군 당국이 이를 허용할지 의문스러웠다.

육군본부 인사사령부는 적극적이었다. 창업진흥원이 창업동아리 장병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창업교육을 해 주면 좋겠다고 요청해 왔다. 실무협의 과정에서 창업진흥원 담당자가 “오프라인 창업 특강도 가능하고 창업 캠프도 열 수 있다“라고 했더니 좋아했다. 양측은 지난 3월 양해각서(MOU)를 맺고 육군 장병 온라인 창업교육을 시작했다.

결과는 의외다. 반응이 뜨겁다. 장병들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한다.

창업진흥원은 지난 5월 광주 OO사단 창업동아리 장병들을 대상으로 창업 특강을 했다. 강사로는 ‘칠전팔기’에 성공한 집닥 박성민 대표를 초청했다. 박 대표는 사업이 망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뒤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창업자다. 강연을 듣는 장병들의 태도는 특이했다. ‘뽀로로’나 ‘핑크퐁’을 시청하는 아이들처럼 빨려들 듯 집중해서 들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박 대표와 상담을 했다.

이날 멘토링 시간은 당초 계획의 2배로 길어졌다. 한두 시간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장병들이 멘토를 놔 주질 않아 서너 시간 동안 진행했다. 멘토링이 끝난 뒤 한 멘토는 “장병들의 반응이 좋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상담해줬다”라고 말했고, 군부대 측은 “장병들이 좋아하니 기쁘다”면서 “이런 자리를 많이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7월 인천 OO사단에서 진행한 창업 캠프도 인상적이었다. 창업동아리 장병 53명이 팀을 짜서 이틀 동안 뭔가를 만들었다. 필자는 둘째 날 오후 장병들이 결과물을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병영 내 캠프라서 분위기가 약간 딱딱했지만 진정성이 느껴졌다. 장병들은 생활 속 문제를 찾아내 해결책을 제시했다. 불침번 로봇, 자동 조절 햇빛차단기, 잠 깨우는 로봇, 물자수송 드론 등 아이디어가 참신했다.

창업진흥원은 육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창업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창업에듀’ 사이트에 ‘육군본부 창업교육과정’을 개설했다. 51개 강좌로 과정을 구성했다. 육군 인사사령부 예하부대 18곳에서 창업 특강을 했고, 두 차례 창업 캠프를 열었다. 지금까지 창업교육 수강자는 오프라인을 더해 1500여 명에 달했다. 창업진흥원은 ‘아이디어 마루’라는 멘토링 플랫폼을 이용해 멘토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창업진흥원은 창업진흥 전담기관으로서 창업교육 플랫폼과 멘토링 플랫폼을 갖추고 있고,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창업진흥원의 ‘창업에듀’ 플랫폼을 이용해 온라인 창업교육을 하고 있는 대학이나 창업지원기관은 약 100개에 달한다.

창업진흥원은 현재 창업교육 플랫폼과 멘토링 플랫폼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좀더 양질의 창업교육 및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온라인 창업교육, 온라인 멘토링을 받기가 편해지고 관리하기도 한결 편해진다.

창업진흥원과 육군본부 인사사령부 간의 창업교육 협업은 올해가 처음이고 아직은 테스트 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반년 동안 진행하면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고 육군 전체, 또는 육해공군 전체로 확대하면 좋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군복무 기간에 본인이 원하면 창업진흥원을 통해 창업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단순히 장병들이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다. 국가에도 유익하기 때문이다. 사실 군복무 18개월은 ‘창업 의욕데스밸리(Death Valley)’에 해당한다. 입대 직전 뜨겁게 달아올랐던 창업 의욕이 군 복무 기간에 싸늘하게 식어버릴 수 있다. 게다가 기술 발달 속도가 워낙 빨라 기술에서 뒤처지고 최신 트렌드를 놓치기 십상이다. 입대 직전 ‘블록체인 전도사’란 말을 듣던 젊은이도 제대 후엔 “그게 뭔데?”를 연발하게 된다.

그동안 창업계는 병역특례를 대학생으로 확대해 달라고 건의하곤 했다. 그러나 입대 자원이 해마다 줄고 있어 국방부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군 복무 기간에 온라인 창업교육을 받으며 창업 준비를 하도록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 김광현(창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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