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동향]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에이비스는 미국 렌터카 업계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3위다. 1위는 허츠, 2위는 엔터프라이즈다. 하지만 혁신을 향한 경쟁에서는 먼저 달려나가고 있다. 

에이비스는 ‘페이리스 카 렌털(Payless Car Rental)’과 차량공유 선도업체 ‘집카(Zipcar)’ 두 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 차량 관리를 위해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사업부 ‘웨이모(Waymo)’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에는 ‘리프트(Lyft)’ 운전자들에게 차량 수 천대를 대여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소유 차량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에 비해 훨씬 공격적인 목표 시한이다. 미국에서만 거의 4400여 지점에서 250개 종의 차량을 제공하는 회사로선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하지만 상황은 긴박하다. 자동차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극적인 변화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렌터카 업체들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의 근간이 차량 커넥티비티이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편리한 렌터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전적으로 커넥티비티에 달려 있다. 이 기술을 잘 활용하면, 에이비스는 차량 대여를 통해 더 많은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 차량 이용 시간이 증가하고, 유지비는 줄어들고, 운전자들에게 광고와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커넥티비티를 통할 경우, 더 많은 자율주행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렌터카 산업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다.

주주들은 분명 혁신을 원하고 있다. 에이비스와 허츠의 주가는 지난 3년간 50% 이상 급락했다(엔터프라이즈는 비상장 회사다). 수익 마진이 지지부진하고, 신규 경쟁업체들의 전방위적 공격에도 직면해있다. 

우버와 리프트 같은 호출형 차량공유 서비스가 렌터카 고객들에 구애를 하고 있고, 대형 자동차업체들도 직접 고객에게 차를 대여해주는 ‘모빌리티 기업’ 형태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베테랑 애널리스트 닐 에이브럼스는 “향후 5년 내에 구글과 우버, 에이비스, 허츠, 포드가 같은 사업 영역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이비스는 이 같은 상황에서 생존의 갈림길에 서있다. 경쟁업체들은 조만간 공격적인 태세를 갖출 것이다. 실제로 허츠는 에이비스보다 훨씬 전에 리프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했한 바 있다. 

에이비스는 2013년부터 기술 주도 재도약을 하기 위해 기초작업에 돌입했다. 회사는 그 해 5억 달러를 들여 집카를 인수했다. 집카 인수 후, 에이비스는 기술에 대한 자본 투자를 세 배로 늘렸다. 

지난해 8월 에이비스는 차량 10만대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와 인터넷을 연결하는 핵심 장치는 차량 후드 아래에 설치돼 있다. 이 장치에는 차량의 주요 신호를 파악하는 센서들이 장착돼 있다. 차량의 정확한 위치에서부터 연료 수준, 타이어 압, 브레이크 페달 상태 등에 대한 정교한 수치가 중요한 그 신호들이다.

커넥티드 차량을 통해 에이비스는 고객 기반도 확대할 수 있다. 더욱 많은 운전자들에게 좀 더 가깝게 차량을 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공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현재 매출의 70%는 공항에서 나온다. 

그래서 이 회사는 소매업체, 쇼핑몰 개발업체, 도시계획 입안자들과 함께 셀프 서비스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집카와 유사한 이 개념은 고객들이 카운터를 거치지 않고 차량을 인도받고 반납할 수 있는 허브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더 이상 차를 갖지 않으려는 젊은 세대들의 경향 때문에 자차 소유 비율이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는 렌터카 회사들에게 또 다른 잠재적 기회다. 이 같은 경향이 더 큰 고객 기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비스는 “자율주행차 메이커들과의 협업을 통해 언젠가 자사 운영 차량을 급진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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