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때늦은 엄청난 폭설로 회사가 위치한 지방의 한 도시는 마비되고 고립됐다.
꼼짝하지 못한 채 자연의 위력 앞에 방치됐었다. 폭설의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했고, 중소기업을 또 한번 절망의 나락으로 끌어들였다.
허름한 영세업체뿐만 아니라 규모가 있는 업체에서도 피해가 속출해 공장가동을 중단해야하는 지경의 기업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매스컴은 피해상황을 긴급하게 파악하고 피해복구의 움직임을 빠르게 보도됐다.

재해 中企지원 헛돌아
그러나 정작 나락에 빠진 중소기업들에게 복구의 손길은 먼 현실이었다. 정부에서 지원되는 자금 지원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중소기업의 속만 타게 했다.
복구자금을 얻기 위해서는 거쳐야하고 따라야하는 조건이 너무 많고 까다로워 현실적인 피해보다 정신적인 상처로 또다시 멍들어야 했다.
재해중소기업 국고 보조를 위해서 규정해 놓은 복구사업에 해당되지 않는 업체들은 아무리 피해가 커도 지원 받을 수 없어 현실 위에 군림하는 정책을 실감케 했고, 중소기업 지원은 매스컴 속에서만 이뤄지는 가상현실이었던 것이다.
천재지변으로 많은 것을 잃은 중소기업에게 지원되는 자금은 경영안정자금처럼 일상적인 상태에서 지원되고 자금의 성격이나 금리도 다를 바가 없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재해구호나 비용부담에 관한 규정에 따라 복구자금의 융자나 대출금의 상환유예가 전부였다.
최근 경기침체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은 재해에 대한 지원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개인이나 농·어민처럼 무상지원을 받을 수 없는 것이 재해지원의 현주소였다.
매번 재해가 날 때마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은 실제 의도보다 현실과는 겉돌고 있고 중소기업의 그늘은 더 깊이 드려지고 있다.
재해를 당한 중소기업도 정확한 실태조사 후에 무상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규정이 개정돼야 한다.
또한 재해는 천재지변인 만큼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낮게 적용해야 경영안정이 조속히 이뤄지리라 믿는다.
중소기업인에 취약한 신용이나 담보를 전제로 한 대출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순수신용으로 자금지원이 된다면 빠른 실효를 거두리라 생각된다.
최근 원자재 파동으로 제조업체의 기반이 흔들리고 악화된 기업환경에서 중소기업인은 고군분투하고 있다.

흔들리는 제조업 기반 바로 잡아야
폭설 뒤 하늘은 계절에 맞는 빛깔을 내고 있지만 재해 후유증을 앓고 있는 기업들에게 재해는 아직 과거가 아닌 현실이다.
비단 재해복구를 위한 지원뿐 아니라 중소기업에게 지원되는 모든 제도의 효율성과 형평성, 현실성을 간절히 바란다.
여러 가지 부딪혀오는 문제들을 몸으로 감내해야 하는 중소기업인들에게 새봄의 꽃소식이 만발하길 기원한다.

이소영
폴리플러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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