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법인에 대해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늘리도록 규정이 강화되면서 ‘바람직한’ 사외이사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부문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되면서 사외이사는 경영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사회적 통념이었고 이사회내 사외이사 확대의 논리였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주요국 기업의 이사회 기능과 정책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의 원조격인 미국의 이사회 운영사례를 예로 들면서 경영감시 역할만 강조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외이사 역할에 의문을 던졌다.
경영감시 기능은 이사회가 담당해야 할 역할 중 하나일 뿐인데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사회는 분식회계 방지를 비롯한 경영감시에만 편중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효율성과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대기업들은 사외이사의 80% 정도를 다른 기업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로 구성해 기업 경쟁력 제고에 활용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이사회에는 메릴린치 투자은행의 스탠리 오닐을 포함해 사외이사 11명이 모두 전·현직 CEO로 채워졌으며, 제너럴일렉트릭(GE) 이사회에도 존슨&존슨의 전CEO 랠프 라센이, 휴렛 패커드(HP) 이사회에는 보잉사의 필립 콘딧 전 회장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보고서는 “주요국가의 기업 이사회와 비교할 때 우리 기업들은 경영감시 기능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회분위기와 정책 풍토 때문에 투자 등 전략적 의사결정에 대한 기업가 정신이 위축되고 있으며, 사외이사 비중에 대한 부담 때문에 사내이사의 수마저 줄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경쟁력 제고와 관련된 이사회의 기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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