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제협력 공동사업 추진으로 업계의 원가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한편, 김치 공동브랜드 활성화를 통해 국산 김치절임업계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겠습니다”
지난 2월20일 한국김치절임식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에 선임된 김형수 그린종합식품 대표(51)는 요즘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내지 못한다.
한국 고유의 ‘국산 김치’가 최근 들어 값싼 원료와 노동력 등을 활용해 막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 김치로부터 국내시장을 점점 빼앗기면서 김치종주국의 자리를 중국에 내줄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월드컵 이후 김치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지면서 국내산 김치의 수출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사실은 김치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은 실정이다.
농림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 김치수입은 2만8708톤(1031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물량기준으로 약 27.5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산 김치가 값이 싼 것은 물론, 최근에는 국내 배추의 종자를 아예 중국에 가져다가 직접 재배하다 보니 한국인의 입맛에 국내산과 큰 차이가 없어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국내 초등학교 단체급식이나 식당에서도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격이 싸다고 해도 아직 천막하나 쳐 놓고 양념을 버무리는 비위생적 시설이 많은 곳이 중국입니다. 우리 어린 학생들에게 검증도 제대로 안된 중국산 김치를 먹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김치조합은 최근 학교급식에 의무적으로 국내산 김치를 먹도록 하는 방안을 각 시·도 교육청에 전달했다. 국산김치 급식의무를 법제화할 경우 WTO에 위배될 소지가 있지만 각 시도교육위원회에서 자체예산을 편성, 시행한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게 김 이사장의 생각이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중국산 김치와의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남북경제협력을 통한 공동사업도 추진할 계획으로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를 통해 금강산 지역에 1만평규모의 식품공단을 조성하고 이곳에서 고랭지 배추, 무 등 채소를 재배한 다음 육로로 운반한다는 생각이다.
2시간 이내의 거리인 만큼 운송이 간편해 신선도를 제대로 유지할 수 있고 같은 지역내 토지를 이용한다는 점 때문에 신토불이의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김 이사장은 김치절임조합의 공동브랜드 ‘천년미가’의 고급화를 통해 중국산 제품과의 차별화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철저한 품질관리를 바탕으로 현재 10여개 정도인 공동브랜드 참여업체의 수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김치식품의 원산지 표시를 보다 철저히 관리해 국내소비자들을 보호하고 국내산 김치의 고부가가치화를 적극 유도함으로써 한국의 김치 종주국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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