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곰개나루터와 웅포]옛 왕국의 흔적을 따라가는 금강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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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곰개나루터와 웅포]옛 왕국의 흔적을 따라가는 금강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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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1498
  • 승인 2004.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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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봄이되 봄이 그려지지 않는 계절이 이맘때다. 한낮의 햇살은 춘곤증을 느끼도록 따사롭지만 아침저녁으로 불어대는 바람은 아직도 차기만 하다. 그래도 온 자연은 금방이라도 화사한 꽃을 터트릴 것처럼 나무들은 탱탱하게 물이 올라있다. 익산을 찾은 목적은 우어회를 취재하기 위함이었다. 예전 수로가 발달됐던 시절 군산항부터 물길을 따라 서포-나포-곰개나루-강경포구-구드레나루터까지 뱃길은 이어지고 있었다. 논산의 강경포구는 나름대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새우젓 시장이 명맥을 잇고 있지만 그 외 포구는 이름조차 잊혀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익산에 있는 곰개나루(웅포)다.

익산 여행의 시작은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과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의 방법이 틀리다.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백제, 마한 문화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금마면 일원을 둘러보는 일이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군산나들목에서 웅포를 거쳐 동쪽 방향으로 여행하면 된다.
이번 여행은 호남고속도로를 중점으로 소개하기로 한다. 미륵사지 가기 전에 맨 처음 만나는 곳이 보석테마 관광지(063-850-4981-2, 왕궁면 동용리)다. 보석박물관 외 화석전시관, 각종 상징물, 조경 및 부대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이어 찾는 곳이 미륵사 9층석탑이 있는 미륵사지. 넓은 절터는 몇해 전부터 대대적인 복원공사를 하고 있다. 미륵사 동석탑은 복원되어 있고 원형으로 남아 있던 서석탑은 가건물을 만들어 두고 해체 복원중이다.
주변에 논 가운데 사람들에게 관심조차 주지 못하는 두 석불이 마주보고 있다. 바로 동고도리 석불이다. 서로 마주 보고 있는 형상도 재미 있지만 웃는 표정이 매우 소박하면서도 친근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미륵사지보다는 이 석불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다.
그 외 왕궁리 5층석탑(국보 제289호)과 연동리에 있는 백제 시대 석불좌상(보물 제45호)을 모신 석불사가 있다. 근처에는 태봉사 삼존석불을 모신 태봉사가 있다. 태봉사의 삼존석불은 백제시대 불상으로 1962년 12월 지방유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됐다. 위치는 다르지만 가람 이병기 생가(여산면 연수리)도 한번쯤 둘러 볼 만 하다. 집 뒤켠에 있는 대나무 숲이 서걱서걱 소리를 내며 봄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나 집 앞마당에 있는 정원수와 작은 연못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이리저리 둘러보는 왕궁 문화유적지. 옛 명성은 다 사라져버린 그곳에서 인생사를 배우게 된다. 화려했던 그 시절은 몇 개의 유적으로만 남아 그 시절을 잠시 재현해 보는 것 뿐. 세월은 무상하게도 모든 것을 다 덮어 버리고 있는 것. 지금의 현실도 나중에 어떻게 재조명될 지를 잠시 생각해보면 한낱 먼지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이런 저런 생각을 머금고 웅포로 달려간다. 황등을 지나서 서쪽으로 한없이 가면 자그마한 마을이 나타난다. 예전 수로가 발달됐을 당시에는 북적거렸을 마을은 이제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시골일 뿐이다.
웅포 마을 들어서기 전에 입점리 들어가는 마을길이 있다. 아직까지 팻말하나 없는 곳이지만 이곳에는 고분 전시관이 개관했다. 3월에 개관했지만 상춘객들이 찾아드는 4월경에나 입장료를 받을 예정이다. 칡을 캐던 아이가 발견했다는 고분. 전시관에 진열된 유물들은 서민의 향기가 없다. 지방 호족일 것이라는 추측만 나돌고 있다. 동으로 만든 신발과 화려한 장신구들. 그 외에 갖가지 옹기 등이 전시돼 있다. 뒤에 고분은 이제 봉분 형태로 변형됐고 출토된 유물들은 원광대에 보관돼 있다고 한다.
전시관을 벗어나 웅포에 들러 찾는 것은 곰개나루터의 흔적이다. 마을 면사무소 옆길로 따라 들어가면 언덕 위에 덕양정이라는 정자만 남아 금강 호수를 바라볼 수 있게 했다. 나루터의 흔적은 찾을 수 없지만 강변에는 나룻배가 쓸쓸히 떠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환상적이라지만 희뿌연 황사 현상 탓으로 지는 해는 볼 수 없다. 탁트인 바다나 높은 산도 아닌 강가에서 일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재미를 기억해둬도 좋을 듯하다.
인근의 숭림사(웅포면 송천리)를 찾는다. 함라산에 있는 사찰. 가는 길목엔 수령 오래된 벚나무길이 이어진다. 금산사의 말사이며 신라 경덕왕(재위:742-765)때 진표율사가 창건했다. 보광전(보물 제825호)과 우화루, 정혜원, 영원전, 나한전, 요사채 등이 있다. 보광전 옆에는 쓸쓸히 남아 있는 석좌가 있고 바로 옆 굴뚝에서는 연기를 모락모락 피워내고 있다.
유물로는 청동은입인동문향로(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67호)가 있고 조선 후기에 만든 4기의 부도도 있다.
■자가운전 : 호남고속도로~익산IC~미륵사지를 거쳐서 황등~722번 지방도 이용해 서쪽 방면으로 가면 된다(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더 빠르다)
■별미집 : 미륵사지와 밀접해 있는 미륵산순두부집(063-835-7400)은 이 일대의 손두부촌을 만들게 한 장본인이다. 익산시내에서 순두부집으로는 규모가 가장 크고, 현대식 생산시설을 갖춘 두부집으로는 유일한 곳이라고 한다. 이 집에서는 국산콩만을 이용해 두부요리를 내놓고 있다. 그리고 웅포에는 우어가 제철을 맞이했다. 예전에는 많은 우어들이 포획됐지만 지금은 금강 하구언이 생기면서 수량이 많이 줄어들었다. 하구언 아래에서 한 때는 이곳에 우어회를 맛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어 수익이 많았던 곳. 여러 식당 중에서 금강식당(063-862-7000)이 유명하다. 이곳 토박이는 아니지만 손님은 가장 많다. 이유는 여주인의 손맛이 좋기 때문. 향긋한 미나리와 오이, 당근 등의 야채를 넣고 잘 손질된 우어회를 잘게 썰어 새콤달콤 매콤하게 무쳐내는데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2만5000원(3인기준) 정도로 저렴하다. 또 이 집은 자연산만을 고집한다. 우어가 잡히지 않으면 자연산 장어와 황복이나 참게를 이용한 요리를 내놓는다.

◇사진설명 : 명맥만 남은 곰개나루에는 쓸쓸한 바람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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