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제조업계의 고질적인 원자재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가의 맥아수입이 반드시 허용돼야 합니다”
이정수 한국맥아공업협동조합 이사장(55·대주식품 대표)은 “업계의 원자재난이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며 이를 해결하는데 조합의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맥아(麥芽)제조업은 말 그대로 겉보리를 발아시켜 엿기름을 만드는 전통식품 제조업. 최근 들어 인스턴트 청량음료에 식상한 소비자들의 기호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식혜를 비롯 고추장, 물엿 등 전통식품에 널리 쓰일 뿐 아니라 제약업계의 원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조합원업체 22개사를 포함한 80여개 중소기업이 전국에 산재해 있으나 업계가 워낙 영세한데다 원자재인 겉보리 구득난까지 겹쳐 생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이사장은 “몇 해 전부터 겉보리의 국내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업계의 가동률이 80%를 밑돌고 있다”며 “물량부족으로 값이 오를 대로 오른 겉보리만 100% 사용할 경우 채산성이 맞지 않아 값이 싼 수입산 밀, 맥주맥 중 3등품 등을 혼용해 사용하고 있으나 이것마저도 공급이 달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특히 “정부가 맥주를 만드는 대기업에는 맥주맥 이외에도 맥아를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반면 원자재 확보난이 심각한 중소기업에는 겉보리나 맥아 수입이 허용되지 않아 고가로 원료를 구입해 쓸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게다가 값싼 원료를 혼용해 쓰다보니 품질이 떨어져 가격인상은 엄두도 못내고 있을 뿐 아니라 채산성이 악화돼 시설확충이나 자동화기기 도입은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이 이사장은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이대로 가다가는 업계 전체가 적자경영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에도 소요량의 10% 정도인 1500톤 규모의 맥아를 할당관세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농가보호문제와 관련, 이 이사장은 “수입이 허용되더라도 품질향상을 위해 국내산 겉보리 사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업계가 연쇄도산 한다면 농가도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이사장은 “보리차 업계의 경우도 국내에 50여개 공장이 있었으나 보리차 완제품이 수입되면서 중소 보리차공장이 전멸했다”며 “2004년 농수산물 완전 수입자유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원자재인 맥아 수입을 허용, 업계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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