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경제적 소득을 얻기 위한 수단, 사회적 가치를 이루기 위해 참여하는 활동, 혹은 자아 완성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 등 다양한 의미로 답할 것이다.
직업은 이렇게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회사에 구속되거나 얽매여 있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이든 그것이 자신에게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어떤 목표로 실천해 나가는 활동인지 가치관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목표설정·전문성 키워야
우리가 직업을 통해 얻는 경제적 부는 실질적인 삶의 주요한 생계수단이 된다. 힐튼가의 상속녀로 유명한 패리스 힐튼이 한 토크쇼에서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일하고 돈을 번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말로 뜨거운 비난을 받은 바 있듯, 월급이 생계와 무관한 상류층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다수의 직장인들이 생계수단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직업 = 경제적 수단’ 이라는 도식 하에 머무르고 만다면, 뚜렷한 목표나 전문성을 키워나가기란 쉽지 않다. 나아가 자신의 비전과 기업의 비전을 통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없다면 200~300만원의 연봉 차이에 민감해지고, 목표 의식 없이 연봉에 의해 직장을 옮겨다니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한편 타고난 소명의식을 갖고 일한다면, 자신의 직업을 통해 이루고 싶은 일들이 생기고,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은 개인 경력에 목표를 갖게 할 뿐 아니라 보다 즐겁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다.
즉, 우리가 일을 통해 얻게 되는 연봉을 비롯한 경제적 척도들이 우리의 실질적인 삶을 풍요롭게 하고 일할 수 있게 만드는 현실적인 요인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 일이 단순한 일이 아닌, 자신의 정신세계를 살찌우고 자아계발을 해 나갈 수 있으며 나아가 타인과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을 때 더 장기적이고 깊이 있는 시각에서 자신의 직업을 대하고 일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경기의 흐름과 기업의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고용은 유연화되는 이 때, 평생직장의 개념은 이미 무너졌다. 능력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좀 더 키우거나 보상 받을 수 있는 기업을 찾아 떠나는 것이 그리 낯설지도 않다. 하지만 “평생직장의 개념은 없어”라고 말하면서도 “So What?” 이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더불어 아직까지 변화를 두려워하며 자신이 선택한 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타인들이 높이 사는 브랜드 가치가 잘 알려진 기업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것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작년에 벌어진 KT의 갑작스러운 대량 해고나 심각하게 대두된 바 있는 LG카드의 사태만 보더라도 어떤 직장에서든지 안심하고 지낼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주지해야 할 일은 이제 직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만의 직업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어떠한 환경에서든지 나의 일이 무엇인지, 전문성이 무엇인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사실은 직장인들의 인식에 상당한 전환을 요구한다.

자신과 기업의 정체성 찾기를
우리는 지금까지 흔히 “당신의 직업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A기업의 마케팅 팀장입니다” “C기업의 엔지니어죠” 라는 것만을 이야기하는데 익숙해 있다. 대학에서도 어떤 전공이냐 보다는 대학의 이름이 무엇이냐에 치중해 왔던 것과 같이, 직장도 직장 내에서 무엇을 하느냐 보다는 어떤 직장이냐에 치중해 온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21세기 직장인은 그저 직장인이 아니라, 각자가 전문가라는 마인드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전문성을 키워나가는데 조직에 대한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며 인재양성이 기업 경쟁력 확보의 핵심수단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

최 효 진
HRKorea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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