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중에도 명품은 따로 있다?
시끄러운 총선이 끝났다. 모든 선거가 다 그렇지만 특히 금년의 총선은 정치에 대한 혐오감, 탄핵 정국이 조성한 긴장... 이런 분위기 때문에 더욱 국민을 신경쓰게 했다.
국민을 신경 쓰게 하는 정치라면 일류 정치는 아니다. 어느 재벌 총수가 YS 정권 때 “우리나라 정치는 삼류이다”라고 했다가 구속되느냐 안되느냐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우리나라 정치를 가리켜 일류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당장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어느 당에는 잔칫날이고, 어느 당에는 제삿날처럼 돼버린 선거는 끝났다. 당선돼야 할 사람이 떨어지고 떨어져야 할 사람이 당선된 것도 선거를 감상하는 재미를 더 해주기는 한다.
상품에도 일류가 있고 삼류가 있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299명의 정치가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299명이 다 같지는 않다. 장기에 궁(宮)이 있고 마(馬)가 있고 졸(卒)이나 사(士)가 있듯이 국회의원도 명품이 있고 그렇지 못한 의원도 있을 것이다.

‘국민1인당 소득 2만달러’ 물 건너갔나?
선거 얘기를 꺼낸 것은 구태여 “이번에도 명품 아닌 정치가가 많이 섞였다”고 유권자의 선택에 대해 비판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우리나라가 지닌 세계적인 명품이 줄어들고 있다는 한심스런 현실에 대한 얘기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1위인 상품의 수가 우리나라는 겨우 53개인데 중국은 무려 14배인 753개라는 사실의 놀라움에 앞서 우리나라 산업을 패배주의에 물들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1위인 우리나라 상품이 1994년에 비해 29개가 줄어든 반면 중국은 370개가 늘었다는 사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10년 뒤에는 우리의 세계 일류 상품이 절반이라도 남아날지 의문이라는 패배주의가 반드시 고개를 들것이다.
일류 브랜드가 많은 것이 꼭 국력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일류 브랜드가 최소한 300개는 돼야 국민 소득 2만달러 시대가 온다는 경제학자들의 의견과, 우리나라 일류 브랜드 감소를 비교하면 저절로 소름이 끼친다. 결국 소득 2만달러 시대는 물 건너 간 것이 아닌가 해서.....

정부는 명품 브랜드에 관심이 없나?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반드시 대기업에서만 나오지는 않는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베네통이 당초부터 대기업이었던가. 맥도널드, 스타벅스 커피 등 일류 브랜드가 대기업의 소산이었는가?
시작은 물론 중소기업이었다. 어떤 산업 분야에서든 상품개발이나 시장 개척은 중소기업이 한다. 그래서 중소기업의 노력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나면 대기업이 침을 흘리며 달려드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이 산업을 키운다는 사실은 바보라도 안다.
지난 회 이 컬럼(121회)은 정부가 1천억원을 들여 영화진흥공사를 만들어 지원한 덕분에 ‘친구’ ‘쉬리’,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대작이 나왔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라는 점을 들어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명품의 탄생도 마찬가지다.
명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중소기업에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아쉽다. 10년 후의 중국이 우리 경제를 삼킬지 모른다고 지레 겁을 먹을 것이 아니다. 6명의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세계 초일류 브랜드를 만들어낸 베네통 같은 사례에서 정부는 배워야 한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존재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고 지원한다면 우리의 세계 일류 브랜드가 질과 양 면에서 중국을 능가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 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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