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자 대학생들은 대학 졸업하는데 약 10년을 잡는다는 얘기가 있다. 졸업 이수 학점을 못 따거나 학비가 모자라 졸업이 늦어지는 게 아니라단지 취업을 위해 자발적으로 사회로의 첫걸음을 가능한 한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군대 3년, 1년 해외연수, 휴학 2회에 대학재학 4년을 더하면 10년이 채워진다. 일반적인 사실은 아니겠으나 그만큼 취업이 어렵다는 얘기일 것이다.
한 개인이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접촉의 확대, 자아의식의 강화, 사회적 안정 등을 도모하기 때문에 개인의 발전과정에서 하나의 획을 긋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사회가 청년들의 경제적 독립체로서의 시작을 받아줄만한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우리시대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의 하나이다.
청년 실업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분야의 실업과는 달리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잠식하는 주된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학력 실업은 우수인력을 적재적소에서 활용하지 못함으로써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하게 된다.
청년층의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2배 정도인 것으로 발표되고 있으나, 취업 준비생이나 특별한 사유 없이 쉬고 있는 소위 실망 실업자들을 포함할 경우 실제 청년 실업률은 14%를 넘는 수준이다. 청년실업의 주요 원인이 경기침체라면 경기가 회복되기만 하면 실업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원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경기변동보다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진다.

구조적 청년실업 매우 심각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아 신규고용이 이뤄지지 않고 필요한 경우라 하더라도 경력직의 채용을 선호하는 것 등은 경기변동이 그 원인이다. 그러나 대졸자의 양산, 경기침체 속에서 생산성을 웃도는 지속적인 임금상승, 기업체 수의 감소와 기업의 해외이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경직된 노동시장, 서비스업 비중 확대로 비정규직 채용 증가,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직업의식의 부재, 이공계 기피현상 등은 구조적 요인이라고 하겠다.
대학 졸업자 수가 지난 20년 동안 3.3배 증가했고, 2002~2006년 동안에 신기술 분야에서 필요한 인력은 43만 명인데 반해 공급은 22만명으로 절반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학의 교육이 산업과 기술 변화를 반영하지 못함에 따라 기업들은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우선 채용고자 한다. 외국의 한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대학교육 경쟁력은 49개국 중에서 겨우 4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일류 中企 육성이 해법
노동시장에 실업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내 임금은 계속 상승해 신규 졸업자 채용 시 생산성이 임금수준에 맞추지 못해 기업은 생산성과 임금이 일치하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경제위기 이후에 정리해고가 가능하게는 됐지만 그 제한 규제 및 노조의 반발 등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업은 정규직 채용을 가능한 한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OECD의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정규직 인력조정의 유연성은 27개국에서 26위로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선을 중소기업으로 돌려보면 중소기업은 반대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03년도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은 대기업 근로자의 67%에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이 격차는 93년 이래 최대이다. 영세기업(종업원 5~9명)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2002년 대기업의 53.9%에서 2003년 50.7%로 떨어졌다.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요인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임금만 보더라도 청년층을 유인할 수 있는 수준에 못 미친다. 그러나 이 정도의 임금수준에도 중소기업은 견디지를 못하고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중소제조업은 설자리를 갈수록 잃어버리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대책에도 한계가 있고 대기업의 인력 흡입 용량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일자리를 창출하고 실업계층을 유입하는 주역은 중소기업의 몫일 것이다. 대기업이 세계 일류가 되는 것 같이 중소기업도 세계일류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모두 힘을 합쳐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청년층들도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릴 것이고 대기업의 성공이 사상누각이 안 될 것이며 진정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자 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산·학·연·정부가 힘을 합쳐 중소기업을 육성할 때 세계 유일의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작지만 세계의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소기업, 모든 젊은이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중소기업이 우리나라에도 등장할 것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