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들이 최근 사운을 건 경영혁신을 바탕으로 시장 탈환에 나서면서 한국 업체들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일본 기업들이 다시 온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일본 기업들이 최근 투자전략은 ‘시장 선점적’으로, 제품전략은 ‘맞춤형’으로 바꿔 나가면서 예전의 글로벌 경쟁력을 복원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일본 기업들이 투자전략에서 공급자 위주의 시장을 유지하면서 시장크기가 확인된 다음에야 설비투자에 나서는 과거의 보수적 투자전략을 전면 수정, 투자를 통해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선점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CD 분야에서 최근 삼성과 LG에 세계 1위를 내준 샤프가 가장 먼저 LCD TV 시장을 노린 6세대 투자를 단행한 것과 2차전지에서 산요가 4위 업체인 GS 멜코택을 인수하고 생산량을 대폭 늘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보고서는 또 일본 전자업계는 제품전략에서도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시리즈 제품을 출시하는 형태에서 최근엔 한국기업이 휴대폰이나 D램 생산에서 해온 것 처럼 고객 중심의 맞춤형으로 기업체질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3세대 휴대폰에서 산요나, NEC, 샤프 등이 유럽과 미국의 이동통신 서비스사업자들을 적극 개척하고 있는 것이 이같은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
일본의 변화는 정부의 산업정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후지쓰와 히다치의 PDP 합작, 파이어니어의 NEC PDP 사업 인수, 세이코 엡슨과산요의 STN-LCD 분야 합병, 히다치 조선과 NKK의 유니버설조선 설립 등 기업간 합병을 정부가 적극 지원한 것은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경쟁력 확보 정책이다.
보고서는 이같은 일본 정부와 기업들의 변화에 따라 지난해 일본의 9대 전자기업이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카메라폰 분야에서 일본업체들이 지난해 59.6%의 점유율로 한국(14%)을 크게 앞서는 등 이미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현 연구원은 “최근 일본의 변화는 사업환경이 어려워지면 사업을 포기하거나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식의 소극적 전략에 대한 반성에 근거한 근본적인 경영철학의 변화”라며 “이로 인해 가장 어려움에 빠지는 것은 한국기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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