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세계 최강의 스피드를 확보한 나라다. 바로 디지털 기반 때문이다. 전국적 규모로 디지털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집집마다 컴퓨터가 들어가 있고 대다수 성인들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 전자정부, 사이버 거래, 인터넷 학습 등이 보편화돼 있다.
디지털 사회의 주요 특징중에는 스피드, 투명성, 엽기성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스피드는 디지털 세상이 빛의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스피드 경쟁을 하게 되고 ‘속도의 경제’를 추구할 수 밖에 없다.

‘생각의 속도’를 높여라
빠르게 움직여서 시간을 단축하면 이것이 바로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경쟁우위, 고객만족으로 이어지며 이러한 현상이 속도의 경제다.
이처럼 속도의 경제 체제로 전환되면 무엇보다 ‘생각의 속도’가 빨라야 한다. 빌게이츠의 저서 이름이 ‘생각의 속도’인 것이 흥미롭다.
한국은 디지털 강국답게 지금 생각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 빠른 변화를 주도하고 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은 역시 20~30대 젊은이들이다. 이들이 디지털세대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50~60대 기성세대들은 학력, 경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여기저기서 탈락하거나 위기에 몰려있다. 이들은 ‘생각의 깊이’는 좋은데 ‘생각의 속도’가 부족한 것이 위기의 원천이다.
‘생각의 깊이’와 ‘생각의 속도’는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대립과 갈등 해소돼야
정보화사회에서 아무리 좋은 정보도 때를 놓치면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빨라도 방향을 잘 못 잡으면 성과를 얻기 어렵다. 그러니까 생각의 깊이와 생각의 속도는 서로 보완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20~30대는 스피드, 열정, 창의력,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생각의 깊이, 균형감각, 경험, 인맥은 부족하다. 이것은 기성세대의 장점인 것이다.
따라서 신세대와 기성세대가 서로의 장단점과 강·약점을 인정하고 서로 보완적 태도를 지닐때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지금 우리사회는 신세대와 기성세대간에 갈등과 충돌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세대는 기성세대가 느리고 보수적이며 부패한 집단이기 때문에 물러나야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기성세대는 신세대가 생각이 짧고 경박하며 아마츄어적이고 선배들의 공을 모르는 배은망덕한 행동을 한다고 개탄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오히려 이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면도 있다.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이런 대립과 갈등국면부터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생각의 속도’와 ‘생각의 깊이’는 만나야 한다.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경제회복의 최대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그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생각의 깊이’가 아닐까?

윤은기
IBS컨설팅그룹 대표·서울과학종합대학원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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