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므론전장(주)는 자동차 부품, 엄밀히 말하면 전장품을 만드는 회사다. 전장 파워 릴레이(Relay)류, 유닛(UNIT)류, 센서류 등을 생산해 현대자동차 등 완성품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현재 안성에 본사와 공장이 있으며 서울에 사업소가 있다. 400여명의 직원에 연간 매출액은 1천억원 정도.
한국오므론전장에 정보화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9년. 회사가 글로벌 규모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명성도 글로벌화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정보화가 추진됐다.
가장 먼저 사무실내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근절운동부터 일어났다. 비록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복제품 SW 사용을 줄이고 정품으로 하나씩 대체됐다.
다음 작업은 ERP시스템 구축. 2001년 8월부터 2002년 6월에 걸쳐 실시돼 현재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의 ‘1만개 중소기업 IT화 사업’이 시작되면서 ‘이번 기회에 한번 해보자’는 모 직원 제안이 ERP구축의 발단이 됐다고 한다. 한국오므론전장은 당시 정부 지원금액중 최고액을 받았다.

실시간 인터넷 화상회의
그러나 한국오므론전장의 정보화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바코드 시스템’ 도입과 ‘인터넷 화상회의시스템’ 도입이다.
이 회사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서울공장과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안성공장간에 직원 이동이 많은 편이다.
하루에도 보통 20명 정도는 이동이 있으며 특히 과장급이상 회의시에는 50∼60명의 대규모 인원이 움직이기도 한다.
“회의가 한번 열리면 그날 업무는 끝입니다. 회의시간은 2시간밖에 안되지만 이동시간, 식사·휴식시간 등이 감안돼야 되고, 직원들이 회사로 돌아온 후에는 집중력이 떨어져 더 이상 일하기 힘들었죠.”(신태식 정보화추진팀 차장)
결국 이 회사는 고민 끝에 2002년 10월 시험적으로 화상회의시스템을 설치했다. 서울과 안성, 두 공장의 회의실 공간에 대형화면을 설치하고 얼굴을 보면서 회의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우선 직원들의 출장비용이 크게 절약됐고, 무엇보다 과거 1달 이상 걸리는 각종 의사결정이 단 하루만에 끝나버렸다.

제조 전과정 한눈에 파악
바코드시스템은 작년 6월 부품·자재관리 및 제조의 전과정에 도입됐다.
각 부품 및 원재료는 각 공정별로 라벨이 붙여지고 직원들은 자신이 넘겨받은 제품을 스캐너로 컴퓨터에 입력한다.
만일 제품에 불량이 생기면 언제 어떤 협력회사가 몇번째 납품한 부품·원재료에 문제가 있었는지가 정확히 알 수 있다.
“우리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이 66개사가 있죠. 이들 제품에 모두 라벨을 붙이도록 설득하는 작업도 만만치가 않았습니다”(申 차장)
과거 주문을 팩스로 주고 받는데 익숙해져 있던 협력업체들은 일시 불편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지않았던 것이다.
160만원 정도 소요되는 라벨 발행기를 사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람, 라벨 종이소모품까지 사달라는 업체도 있었다.
그러나 신 차장은 “아무리 동네 구멍가게라도 카드 리더기를 은행보고 사달라고 하는데는 없지 않는가”라며 설득을 계속했고 이들이 점점 수긍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직원 반발 설득으로 해결
직원들의 반발도 거셌다. 공장 곳곳에 패널컴퓨터와 라벨제조기, 바코드인식기 등을 설치하자 생산직원들은 “더이상 못해먹겠다”는 소리를 수도 없이 외쳤다.
“어지간한 强심장이 아니고서는 정보화 리더는 견디기 힘듭니다. 한번은 사장님께 부탁을 드려 전사원을 한자리에 모았죠. 불만 있는 사람은 나와 화이트보드에 써보라고 했더니 화이트보드가 불만으로 가득찼습니다. 제가 하나씩 읽으면서 비합리적인 부분을 지워나갔을 때 결국 화이트보드엔 두가지 사항만 남았죠. 이런 식으로 설득해나갔습니다.”(申 차장)
바코드시스템 도입후 1년 가량이 지난 지금, 이 회사 직원들은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정보화 고속도로’에 정착했다.
만일 이들에게 누군가 과거로 다시 돌아가라고 한다면 “차라리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외칠 것이다.

◇사진설명 : 한국오므론전장 부품창고에서 직원들이 바코드 인식 스캐너를 활용, 데이터를 입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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