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일까?
최근 들어 기업들 사이에 ‘경쟁력의 핵심은 인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우수인력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아이디어도,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무엇일까.
1970년대 기업들은 체계적인 조직문화가 강조되면서 원만한 인간관계와 책임감·성실성을 요구했다. 80년대는 산업발전 분배 욕구에 따른 협동성·사명감·책임감 등 집단주의 덕목이, 90년대는 국제화·정보화 요구에 따라 능력 중심의 창의성·전문성·도전성 등이 중요시됐다. 요즘은 인재상을 더욱 세분화시키는 추세로 어학실력과 컴퓨터 활용능력에 다양한 실무능력을 갖춘 멀티풀한 인재상을 원하고 있다.

멀티플레이형 선호
최근들어 기업들이 종전의 형식적인 인사체계 틀을 과감히 버리고 성과 위주의 체계를 대폭 도입하면서 인사체계에 대한 틀이 크게 변화되고 있다. ‘연봉제 및 집단성과 배분제 확산’, ‘경력사원 및 수시채용 선호’, ‘직급 및 결재단계 축소’등 성과 위주 인사시스템이 확산되면서 각 직원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보상, 핵심인력과 비 핵심인력에 대한 처우 등 인력 선발과 관리에 대한 새로운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상당수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직무별’로 뽑는다. 자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준비된 인재’를 선발한다는 의미다. 기업에서는 기본적인 업무 수행 능력을 지닌 인재를 채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업무와 관련된 경험을 많이 갖고 있는 구직자들을 선호하게 됐다.
과거에 기업은 학점이나 외국어 점수 등 계량화되고, 수치화가 가능한 요소로 사람을 평가했으나, 현재는 구직자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알고 있는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느냐’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의 잠재적 능력과 실제적인 업무활용 역량에 따라 사람을 평가한다.
풍부한 경험을 한 사람만이 기업에서 환영받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재직중인 직장인들 대다수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내가 잠깐이라도 여러 직무에 체험할 기회가 있었다면…’하는 후회가 많다고 한다. 그만큼 직장인들도 업무에 대한 경험을 중요시 한다는 얘기다.

실무대처능력도 풍부해야
다양한 업무 경험을 한 사람만이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분야’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직무’를 찾을 수 있다. 업무에 대한 경험이 있어야만 구체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해답’도 나오는 것이다.
점차적으로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도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삼성·SK·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신입·경력사원 채용 때 필기시험이나 서류전형보다 면접을 중시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도 면접전형을 대폭 강화하고 실제 문제 해결능력을 따져보는 쪽으로 채용방식을 바꿔 눈길을 끌었다.
실제 잡코리아가 기업 인사담당자 1,29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창의성이 있고 실무대처 능력이 있는 사람’이 26.6%로 기업이 가장 시급하게 요구하는 인재의 모습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도전정신과 추진력이 강한 사람’이 26.2%로 2위를 차지했으며, ‘다재다능한 멀티플레이형 인재’가 24.3%, ‘유연성 및 변화적응력이 있는 사람’이 11.7%, ‘결정력이 있는 사람’이 5.5%, 이 외에 ‘조직력과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등이 선호 인재상에 올랐다.
즉 ‘순발력이 강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면서 실제 업무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을 기업들이 원하고 있는 셈이다. 수많은 자격증과 각종 점수들로 수량화된 인재형보다는 ‘실제 상황에서 투입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기업들의 이러한 인재선호 경향은 규격화된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움직임으로 향후 채용시장에서도 가속화 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취업에 실패한 구직자들도 올해에는 이력서를 한 줄 더 채울 수 있는 실질적인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 화 수
잡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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