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의 인문경영학]신상필벌의 대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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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신상필벌의 대원칙
  • 편집국
  • 호수 2229
  • 승인 2019.08.2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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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필벌(信賞必罰). 공이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죄가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는, 상벌을 공정하고 엄정하게 한다는 말이다. 조직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로 많은 리더들이 강조하고 있다. ‘신상’을 통해 조직의 사기를 높이고, ‘필벌’을 통해 조직의 규율을 바르게 하고자 함이다. 요즘에도 뉴스를 통해 신상필벌을 강조하는 지도자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주로 조직의 기강이 흔들릴 때 ‘필벌’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신상필벌이 조직의 체질처럼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상’과 ‘필벌’이 함께 정착돼야 한다. 정작 공이 있어도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면 아무리 ‘필벌’을 강조해도 통하지 않는다. 강태공과 주문왕이 국가운영의 비책을 논한 책, <육도>에 실려 있는 신상필벌의 원칙이다.

문왕이 강태공에게 물었다.

“포상은 선행을 권장하는 수단이며, 징벌은 악을 징계하는 수단입니다. 나는 한 사람에게 상을 줘 백 사람의 선을 권장하고, 한 사람에게 벌을 줘 많은 사람에게 경각심을 주고자 합니다.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질문이지만 이미 신상필벌의 중요한 원칙을 말하고 있다. 포상과 징벌은 당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에게 본이 돼야 한다. 따라서 당연히 그 기준이 공정해야 하고, 그 시행에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 강태공이 대답했다.

“포상은 공로에 맞게 시행된다는 믿음이 가장 중요하고, 징벌은 반드시 시행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用賞者貴信 用罰者貴必). 포상에 믿음이 있고 처벌에 예외가 없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직접 보고 듣는 데서 행한다면, 설사 보고 듣지 못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교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주문왕이 질문했던 것과 거의 같은 내용의 대답이다. 여기서 강태공이 한 가지 덧붙인 것은 신상필벌이 반드시 공개적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사로운 결정이 돼서도 안 되고 감추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누가 보더라도 공정함을 인정할 수 있을 때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고 조직의 체질이 될 수 있다. 이 말에 덧붙여 강태공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신상필벌은 군자가 진심으로 시행하는데 달려 있습니다. 진심은 천지에 펼쳐지고 신명에까지 두루 통하는 것입니다. 하물며 사람에게 미치지 않겠습니까?”

여기서 진심으로 시행하라고 한 것은 원문으로는 성(誠)이다. 성은 진심, 정성, 순수함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 말로 <중용>의 가장 핵심적인 단어이다. <중용>에는 “오직 천하에 가장 정성스러운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변하게 할 수 있다(唯天下至誠 爲能化)”라고 실려 있다. “신상필벌의 목적이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바르게 하는 데 있다면 그 바탕은 바로 지도자의 진심이다. 정성을 다해야 하고 그 마음은 순수해야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은 변화하고 조직도 변화할 수 있다.

역시 신상필벌을 강조했던 <순자>에는 “상을 주지 않으면 유능한 인재를 얻을 수 없고, 벌하지 않으면 부패하고 무능한 자들이 나가지 않는다(賞不行則 賢者不可得而進也 罰不行則 不肖者不可得而退也)”라고 실려 있다. 결국 신상필벌은 인재운영의 대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부패한 자들이 득세하고 있으면 유능한 인재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없다.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이 훌륭한 인재를 뽑아서 잘 쓰는 데 있다면, 신상필벌의 원칙에 엄격하지 않을 수 없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 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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