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 배바위카누마을은 물놀이와 아름다운 풍경 둘 다 즐기기 좋은 농촌 체험 휴양 마을이다. 그림 같은 경치를 감상하며 강을 따라 유유히 노를 젓다 보면 여기가 무릉도원이구나 싶다.

배바위카누마을은 전국 시·군 가운데 가장 넓은 홍천군의 서쪽 끝으로 청평호로 이어지는 홍천강 하류에 자리한다. 강변에 우뚝 솟은 바위 2개가 커다란 배를 연상시켜 배바위라 부른다. 마을 앞에 흐르는 홍천강은 수심이 깊지 않고 유속이 느려 카누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모래와 자갈이 깔린 널찍한 강변은 근사한 캠핑카와 크고 작은 텐트가 차지했다. 홀로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은 한가로운 오후 풍경에 한몫 보탠다.

카누 체험 코스는 충의대교 밑에서 배바위까지 다녀오는 왕복 4km 구간으로, 한 시간 남짓 걸린다. 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카누와 둘이 마주 보고 타는 카약은 연인에게 특히 인기다. 처음이라 힘들거나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패들 다루는 법, 방향 바꾸는 법만 알면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다. 코스 설명을 포함해 간단한 안전 교육을 받고 드디어 출발. 강물에 패들을 넣고 힘차게 저으니 카누가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나간다. 처음엔 마음 따로 몸 따로, 좀체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도 하지만 금세 익숙해진다.

카누는 카약과 비슷한 듯 다르다. 카약은 패들이 양쪽에 있지만, 카누는 한쪽에 있다. 양날 패들로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 젓는 카약과 달리, 카누는 외날 패들을 사용해 한쪽으로 젓는다. 또 카약이 빠르고 역동적이라면, 카누는 잔잔한 곳에서 천천히 물살을 가르며 즐기기 좋다. 카누의 매력은 호젓함과 여유로움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느릿느릿 흘러가다 어느 순간 노 젓기를 멈추고 고요함을 즐겨보자. 흰 구름 떠가는 청명한 하늘과 푸른 강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전혀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다.

카누 탑승 전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는다
카누 탑승 전 간단한 안전교육을 받는다

아울러 1박 이상 머물 계획이라면 캠핑장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카누 체험장과 도보 5분 거리에 마을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이 있다. 텐트용 데크 외에 TV까지 갖춘 방갈로가 있어 캠핑 장비가 없어도 괜찮다. 20명 이상 단체 여행객은 맨손 물고기 잡기, 전통 떡메 치기 체험도 가능하다. 캠핑장 옆 수영장에 풍덩 들어가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메기 떼를 쫓는 재미가 쏠쏠하다. 쿵덕쿵덕 친구들과 떡메를 친 찹쌀 반죽은 바로 콩고물을 묻혀 시식한다. 방금 만들어 따끈하고 말랑말랑한 인절미가 꿀맛이다.

배바위카누마을에서 10분 정도 나가면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인 한서 남궁억 선생의 기념관과 예배당이 있다. 선생은 황성신문을 창간한 언론인이기도 하며, 특히 무궁화로 애국심을 함양하는 일에 힘썼다. 1918년 모곡리로 낙향해 예배당과 모곡학교를 설립하고 무궁화 묘목을 심어 보급하다 옥고를 치렀으며, 그 후유증으로 1939년 세상을 떠났다.

또 공작산 수타사도 가볼 만하다. 마을에서 50분 거리로 제법 멀지만, 울창한 송림과 시원한 계곡을 만나는 힐링 명소다. 708(신라 성덕왕 7)에 원효대사가 창건했고, 1957년에 사천왕상 복장에서 월인석보17~18(보물 745-5)이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소나무 숲을 지나 사천왕문인 봉황문 앞에 서면 흥회루 기둥 사이로 절 마당과 대적광전이 훤히 보이는 구조가 이채롭다. 대적광전 앞에 부처님께 바치는 청수를 올려놓는 석조물이 눈길을 끌고, 절 앞 연지는 포토존으로 인기다.

수타사를 둘러본 뒤에는 공작산생태숲으로 들어가 출렁다리, 용담으로 이어지는 산소길을 걸어보자. 이름처럼 청량한 공기가 가득한 산길을 걷노라면 호흡이 깊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출렁다리를 건너 수타사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에 용이 승천했다는 용담이 보인다.

군청이 소재한 홍천읍에도 가볼 곳이 많다. 홍천미술관, 홍천성당, 홍천전통시장이 대표적이다. 홍천미술관은 1956년에 지은 구 홍천군청(등록문화재 108)을 리모델링했다. 근대 강원도 관청 건축물을 대표하는 건물로, 최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첩보 액션 드라마 이몽에 등장했다. 미술관 옆에는 건축적 조형미가 빼어난 홍천성당(등록문화재 162)이 있다. 1950년대 석조 성당 건축을 보여주는 건물이다.

상설시장과 오일장이 함께 서는 홍천전통시장도 재밌다. 특히 끝자리 1·6일에 열리는 5일장이 볼 만하다. 채소전과 어물전 등이 골목마다 빼곡하고, 잡화와 생활용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종 주전부리 맛보기는 전통시장 필수 코스다. 그중 대적과 홍총떡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넓게 펼친 메밀 반죽에 배춧잎을 올려 부친 것이 대적, 소를 넣고 김밥처럼 둘둘 만 것이 홍총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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