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간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우리나라 주력 산업인 자동차와 전자 부문 수출기업의 규모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6일 ‘미일 FTA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3가지 시나리오로 한국 제조업 수출기업 수 변화를 추정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관세를 50% 인하하고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부품 수입관세를 50% 인하하는 시나리오 1안에서는 한국의 자동차운송과 전자 부문 수출기업 감소폭이 1.6%와 1.3%로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미일이 서로 전 부문 수입관세 50% 인하하는 시나리오 2안에서는 자동차와 전자 수출기업 감소폭이 각각 2.8%와 6.8%로 커졌다.

아예 100% 철폐하는 시나리오 3안에서는 감소폭이 9.2%와 11.6%로 확대됐다.

시나리오 3안에서는 기계 수출기업의 수도 22.0%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철강금속은 모든 시나리오에서 수출기업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왔다.

이번 보고서는 최신의 내생적 기술진보 효과를 반영하는 다지역 다부문 글로벌 CGE 모형 분석을 통해 미일 FTA 체결의 제반 파급효과를 시나리오별로 살펴본 것이다.

미일 무역협정은 국내 총생산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시나리오 3안에서 총생산 감소율 전망치는 0.4%에 그쳤다. 이 경우 무역수지는 275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나왔다.

또 산업별 총생산은 축산낙농, 자동차운송, 전자, 기계, 기타제조 부문은 감소하지만 석유화학, 철강금속, 서비스 부문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는 석유화학과 철강금속 외 전 부문에서 악화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기계 부문의 무역수지가 306억 달러의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전략적인 육성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연은 말했다.

정재원 한경연 연구위원은 “미일 무역협정과 일본의 수출규제를 동일선상에 두고 추이를 봐가며 전략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수록 미국의 암묵적인 관망 속에 한일 무역분쟁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일본과의 무역 분쟁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연대를 통한 외교적 협상 노력을 지속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글로벌 가치사슬 확보를 위해 핵심 소재 수입선 다변화, 소재부품 자립화 등으로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미일 양국이 4월부터 무역협상을 해 왔으며 조만간 큰 틀의 합의를 이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