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는 숙박·액티비티 예약 플랫폼입니다. 서비스를 출시한 지 38개월만에 누적된 예약 건수만 2000만건을 돌파했습니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가구가 1번쯤은 여기어때를 이용해 봤다는 뜻입니다.

201511월 예약 서비스 출시하면서 여기어때가 출발합니다. 처음에는 중소형호텔 예약 분야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다가 호텔과 리조트, 펜션, 게스트하우스, 캠핑 등 다양한 숙박지로 확대하면서 5만개에 달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됩니다. 액티비티 상품까지 6000개를 추가하면서 이제는 국내 대표 여행 앱으로 발돋움했습니다.

한국에는 다양한 예약 플랫폼 경쟁사가 많습니다. 국내 토종기업도 있고, 글로벌 OTA (Online Travel Agency)도 공세가 대단한데요. 여기어때처럼 순수 토종 스타트업으로 이만큼 성장한 것도 보기드문 성공 사례입니다. 이제 여기어때의 누적 거래액은 12000억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결국 여기어때와 같은 앱 기반 플랫폼 사업자는 사용자의 빈도수에 따라 흥망성쇠가 갈립니다. 최근 여기어때의 월 이용자수 3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2016년에만 하더라도 180만명 수준이었고, 2017년에는 200만명을 조금 넘었다고 합니다. 매년 폭발적인 이용자수 증가 추세입니다.

이러한 파죽지세의 성장 속에 최근 여기어때의 경영구조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지난 20일 여기어때의 지분 85%를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털이 사들이면서 최고경영자(CEO)가 교체가 됐습니다. CVC는 영국계 펀드 운용사입니다.

여기어때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내부적으로 혼란기를 겪었습니다. 창업주인 심명섭 대표가 웹하드를 통한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를 받아 201811월 사임하고, 그 뒤를 황재웅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맡아왔는데요. 어찌보면 이번 경영권 변화는 성장하는 기업의 내부 경영을 투명화하고 글로벌 자금력을 통한 공격경영을 표방한다고 보면 됩니다.

새롭게 재도약을 준비하는 여기어때를 이끌고 갈 적임자는 최문석 대표입니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를 취득했습니다. 그뒤로 G마켓과 옥션의 합병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e-커머스와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최문석 대표는 인수합병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입니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이베이코리아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G마켓 인수를 총괄 했었습니다. 이외에도 버거킹 한국지사장, 삼성생명 마케팅전략 담당 임원, 써머스플랫폼(에누리닷컴) 대표이사 등을 거쳤습니다.

파워 넘치는 신임 대표를 통해 여기어때는 앞으로 인수합병을 비롯한 공격적 신사업 육성과 해외시장 진출을 하겠다는 목표를 대외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동안 여기어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을 더 강화하고, M&A 등을 통한 공격적인 신사업 육성과 함께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건데요. 바로 O2O M&A 해외시장 진출 등 세 가지가 최문석 대표의 3대 전략입니다.

숙박 앱 경쟁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빅데이터입니다. 최근 숙박 앱들이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며 글로벌 여가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해 국내외 어디든 숙박 예약 사업이 전개되는 겁니다.

국내 숙박 앱 시장의 1위는 야놀자이고, 2위는 여기어때입니다. 둘다 본격적으로 빅데이터 기술에 집중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최문석 대표는 이러한 흐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최 대표는 현재 에누리닷컴인 써머스플랫폼 대표로 재직할 당시 O2O 영역에 관심을 보이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여러 사업을 한 경험도 있습니다. 또한 이커머스 사업을 담당하면서 데이터를 두루 만지는 경영감각도 익혔죠.

결국 이제 남은 경쟁의 핵심은 누가 얼마나 고급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냐그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냐의 문제입니다. 시장의 최대 경쟁자이자 1위 업체인 야놀자는 1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한발짝 먼저 유니콘 기업 대열에 뛰어들었습니다. 새로운 경영엔진을 탑재한 여기어때가 분발할 마지막 찬스라고 보여집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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