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두 게임사인 넷마블이 국내 최대 렌탈업체 웅진코웨이를 품에 안으려고 합니다. 최근 지분 25.08%를 확보해 1대 주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인수전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들렸는데요. 넷마블이 갑자기 렌탈 사업을 하겠다고 하니 생소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요즘 트렌드 중에 하나가 바로 실물 구독경제입니다. 소비재를 직접 집까지 배송하고, 월단위로 비용을 받는 비즈니스를 통칭합니다.

코웨이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 인프라를 가진 렌탈업체입니다. 넷마블은 기존 코웨이의 비즈니스에 넷마블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첨단 기술력을 결합할 전략으로 보입니다. 구독경제는 일단 사업의 안정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첨단기술이 접목된다면, 넷마블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공산이 커보인다는 얘기입니다.

구독경제의 전 세계시장 규모는 내년에는 약 5300억 달러(600조원)에 달하고, 스마트홈 시장 규모도 2023년까지 1920억 달러(227조원)로 고성장할 것이란 시장조사도 있습니다. 넷마블이 코웨이 인수에 나선 것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바로 구독경제와 스마트홈 잠재력을 크게 봤기 때문입니다.

방준혁 의장은 늘상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선택을 해 왔습니다. 그는 고교 중퇴를 했으며, 비 개발자 출신입니다. 게임업계에서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개발자 출신 CEO가 즐비합니다. 업계의 새로운 캐릭터였습니다. 이후 그는 1998년에 시네파크라는 주문형(VOD) 서비스를 시작으로 창업의 길을 걷습니다. 이게 뭐냐면 지금의 넷플릭스와 비슷한 사업이었습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선택이었죠. 당시 인터넷 속도로는 동영상을 원활히 공급하기가 어려웠던 겁니다.

1년 만에 실패 후 그는 위성인터넷 방송인 스카이 시네마를 시작합니다. 이때는 자금이 부족했습니다. 벤처 거품이 꺼지던 시기라 마땅한 투자자가 없던 거죠. 잇따라 고배를 마신 방 의장은 게임업계에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2000년 자본금 1억원, 직원 8명의 게임업체 아이팝소프트를 인수하고 넷마블로 사명을 바꿉니다.

그의 진가는 게임처럼 발휘됩니다. 당시 게임시장은 한게임(NHN), 엔씨소프트, 넥슨 등 공룡이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을 기술적으로 따라잡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거 같았죠. 그래서 저연령 층의 수요를 타깃으로 하는 쉬운 게임에 승부수를 던집니다. 테트리스, 알까기 같은 간단한 무료 게임을 쏟아냅니다. 게임업계가 복잡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재미를 보던 시절에 넷마블은 캐주얼게임에 집중했는데, 이게 시장에 먹히기 시작합니다.

넷마블은 국내 최초로 경쟁 게임업체의 게임을 유통하는 퍼블리싱 사업도 합니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사업이었죠. 게임회사는 자기 게임을 자기가 만들어 보급하는 게 업계공식이었죠. 하지만 방준혁 의장은 자체 개발할 비용도 확 줄이고, 게임 출시 주기도 빨리 할 수 있는 퍼블리싱 사업으로 2년만에 국내 회원 1000만명을 돌파합니다.

2011년에는 모바일 퍼스트전략을 선언합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자주 하지만 당시에도 게임인구는 PC온라인 게임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넷마블은 모바일 전용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레이븐등의 잇따른 흥행성공을 기록합니다. 2016년에는 매출 1조원, 지난해에는 2조원을 넘어섰습니다. , 이렇게 쉬지 않고 도전해온 방준혁 의장이 이제 전혀 다른 이업종인 렌탈시장에 뛰어듭니다. 정수기, 비데 등 생활가전과 넷마블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정말 궁금합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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