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동향] 미국 스타트업 ‘레이어1’의 암호화폐 사업 도전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 세계 1위 국가다. 전 세계 채굴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채굴자들에게 전기를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한 스타트업은 텍사스주를 비트코인 채굴의 글로벌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과감한 계획을 세웠다.

주인공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블록체인 스타트업 레이어1(LAYER1)’이다. 최근 레이어1은 페이팔 창업자 중 한 명인 피터 틸 등으로부터 5000만 달러를 투자받아 자체 발전소를 운영하고 텍사스 서부 평야에서 생산되는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를 구입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모두가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비트코인 채굴은 장비(컴퓨터) 과열을 막기 위해 추운 지역에서 주로 이뤄진다. 그러나 레이어1은 첨단 냉각 기술을 활용해 무더운 텍사스에서도 비트코인 채굴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미국 정부 역시 레이어1에게 규제를 풀어주고 전기료를 싸게 제공하는 형태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채굴 시스템 하에서 채굴가들은 10분마다 나눠 주는 보상을 타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현재 보상금은 12.5원으로 내년 5월에는 여기서 절반으로 줄어든 6.25원이 될 것이다.

레이어1 창업자인 알렉스 리겔은 칩 제조에서부터 전기 생산, 냉각에 이르기까지 모든 비트코인 채굴 공정을 레이어1이 통제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큰 비트코인 채굴기업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알렉스 리겔은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구축한 비트코인 채굴 설비를 금융서비스를 포함하는 대형 암호화 기업의 기본 장비로 사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비트코인 채굴 초기에는 가정용 노트북을 사용해 암호화를 추론하는 것이 가능했다. 채굴 과정은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생성 순서를 결정하는 무작위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이 수학 문제를 첫 번째로 푼 사람은 비트코인 형태로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암호화 속도가 빠르게 확산되고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기업들은 채굴에 최적화된 컴퓨터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채굴자들은 비트코인을 받을 때마다 이익을 공유하기 위해 컴퓨팅 능력을 결합한 암호화 채굴 풀에 합류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 산업을 지배해 왔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비트메인(Bitmain)사는 거대한 비트코인 채굴 광산 2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채굴에 필요한 특수 칩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비트메인은 최근 비틀거리고 있다. 비트메인은 지난해 중반, 비트코인 채굴 주도권을 확실히 쥐기 위해 인공지능을 사용하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지만, 그 이후로 큰 손실을 입었고 3000명의 직원 중 절반을 해고해야 했다.

시장에선 비트메인이 겪은 문제가 레이어1에서도 재연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알렉스 리겔은 비트코인이 수조원대 사업으로 성장하려면 미국 기업이 주도해야 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레이어1이 비트코인 채굴 세계의 주요 세력이 될 수 있다면 비트코인의 정치학을 뒤흔들 수 있다.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지배에 대해 일부에서는 비트코인 거래를 모두 기록하는 블록체인의 기록을 조작하기 위해 중국 채굴가들이 공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알렉스 리겔은 미국 기업들이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 크게 진출할 수 있다면 비트코인이 좀 더 투명하고 중앙 집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암호화폐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핵심적인 신조이기도 하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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