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이트] 육계기업 ‘체리부로’김인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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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육계기업 ‘체리부로’김인식 회장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36
  • 승인 2019.10.2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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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브랜드 ‘백년백계(白年白鷄)’로 업계3위 탄탄
‘양보 없는 품질’이 킬러 콘텐츠

 

최근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확진 사례가 줄을 이으면서 정부와 관련 업계의 긴장이 최고조다. 긴장감을 넘어 위기감을 느끼는 지경이다. 지난해 중국에서도 ASF 발병으로 인해 1억 마리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된 끔찍한 일이 있었다. 피해 금액만 1400억달러, 우리돈 168조원에 달했다. 돼지열병이 국내 전국구로 확산된다면, 천문학적인 피해가 남의 일만이 아닐 수 있다는 거다.

이미 우리는 경험을 했었다. 2009년경 일본으로부터 전파된 구제역 바이러스로 16만 마리의 소와 336만 마리의 돼지가 폐사 및 살처분이 됐었다. 당시 피해자들에게 보상비용으로 지급된 규모만 약 18000억원이었다. 정말 악몽 같은 사건이었다.

이번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그 치명성이 더 무섭다. 예방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다. 걸리면 치사율 100%에 이르는 심각한 동물 전염병이란 것이다. 전국으로 전염병이 확산할 경우 돼지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돼지고기 공급망과 소비시장도 상당히 불안해질 것이 뻔하다. 이럴 때 일수록 축산농가는 물론 육계를 다루는 크고 작은 기업들은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다.

 

부화부터 가맹사업까지 수직계열화

한국경제는 매번 외부환경에서 터진 여러 리스크에 따라 이와 연계되는 기업들의 행보를 주목해 왔다. 자본시장의 투자자들도 그렇고, 일반 국민들도 리스크 이슈 이면의 기업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미세먼지가 심각해질 때는 미세먼지 관련 필터나 공기청정기 기업체가 주목받았다. 일본산 불매운동이 거세질 때는 국산 대체재를 생산하는 소비재 기업들이 떠올랐다.

이번 아프리카 돼지열병 사태는 닭고기를 다루는 육계 기업들에게 이목이 쏠리는 효과를 만들었다. 전염병으로 인해 돼지고기 시장의 공급망이 흔들리면 닭고기가 대체 상품으로 반사이익을 얻기는 한다. 실제 여러 관련 업체 주가가 돼지열병 판정 이후 탄력을 보이고 있다. 다만 마니커 등 일부 종목은 급등하는 과정 속에서 대주주가 100억원대 지분을 매각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지게 됐고 주가가 10% 이상 떨어지기도 했었다.

이번 주 기업 포커스는 육계기업 중 체리부로를 분석한다. 다른 기업과 비교해 향후 성장유망의 DNA가 많고 독특한 사업방향이 매력이다. 체리부로의 김인식 회장은 지난 1991년 충북 진천에 닭고기 전문회사인 체리부로를 설립했다. 체리부로라는 사명이 낯설 수 있다. 그 뜻은 독특하다. 맛있고 신선한 과일인 체리(cherry)와 육용 닭을 의미하는 브로일러(broiler)를 조합했다.

체리부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업의 수직계열화인 육계 계열화를 이룩했다. 병아리 부화·사육부터 양계 전문 사료 공장, 자동화 설비 도계장, 부분육 가공 공장 등을 갖춘 것은 물론 생닭 유통, 프랜차이즈 사업(처갓집양념치킨)까지 닭과 관련한 대부분의 사업을 모두 다루기 때문이다. 신선식품을 유통하는 마켓컬리, 헬로네이처 등 온라인몰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팔리는 무항생제 닭고기 브랜드 백년백계도 체리부로의 제품이다. 지난해 체리부로는 매출액 3000억원대를 달성했다.

여기서 조금 생뚱맞은 비유일지 모르지만, 반도체 산업과 닭고기 산업은 닮은 점이 있다. 두 산업은 치열한 시장 싸움을 표현하는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의 경쟁자들이 공격적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 비슷한 점은 또 있다. 반도체가 회로의 폭을 줄이는 걸 기술혁신이라고 부른다면, 닭고기 산업은 품종 개량을 통해 경쟁력을 쌓는다.

이밖에도 반도체나 닭고기 산업이나 수율(생산성, 수익성)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나 닭고기 시장은 상위 6개사가 80%가 넘는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계란의 부화부터 시작해서 사료, 가공, 유통, 프랜차이즈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기업은 드물다. 닭고기라고 하면 언뜻 업계 1위인 하림이 떠오를 수 있다. 하림은 닭고기 산업의 육계 계열화를 이룬 1위 기업이긴하다.

하지만 체리부로는 닭고기 산업에 다크호스다. 닭고기 시장에서 하림, 마니커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업력이 26년이나 되는 회사임에도 아직 체리부로에 대한 인지도는 비교적 낮다. 상당히 알짜기업이라는 점에서는 고개가 갸웃거리는 부분이다. 체리부로는 특이하게도 닭고기 한 품종에만 집중하는 기업이다. 보통 육가공 업체는 닭고기뿐만 아니라 소나 돼지도 다루는데요. 체리부로는 오로지 닭만 취급한다.

이러한 철칙은 김인식 체리부로 회장에 따른 것이다. 1942년생인 김인식 회장은 1968년 서울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뒤 퓨리나코리아, 미원사료사업본부를 거쳐 미원농장(현 팜스코) 대표를 지냈다. 김 회장처럼 30년 가까이 육계와 돈육 그리고 사료 기업들을 두루 거친 인물도 드물 것이다. 김인식 회장은 199150세의 나이로 체리부로를 창업한 뒤 무항생제 닭고기와 닭고기 등급제 등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하면서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노력하기도 했다.

체리부로는 지난 2017년 주식시장에 상장을 하면서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육가공 전문기업인 동양종합식품을 인수하면서 고부가가치 가공식품과 가정간편식 시장까지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생산기업 넘어 문화기업 지향

체리부로가 내건 슬로건은 백년백계(白年白鷄)’. 한자를 꼼꼼히 살펴보면 백년백계는 백수(白壽: 99)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는데, 일백 백()에서 한 일()자가 하나 빠졌다. 99년을 뜻하다. 또 백계(白鷄)는 흰닭 99마리를 의미한다. 이 말 뜻은 종합하면 건강한 흰 닭고기를 3~4일에 한번, 1년에 99마리를 먹으면 99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라는 것이 체리부로의 경영이념 같은 것이다. 한마디로 백년백계는 체리부로의 친환경 프리미엄 닭고기브랜드를 대변한다.

프리미엄 닭고기 브랜드 코켄(kokkhen)을 선보인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지난 여름엔 코켄을 활용한 쿠킹 클래스도 열고 인플루언서와 함께 닭고기 다이어트 인증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한그릇 다이어트 레시피의 저자이기도 한 최희정 인플루언서는 다이어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리법을 주제로 강연했고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다. 체리부로는 단순하게 닭의 공급을 책임지려는 생산기업이 아닌 트렌드를 만들고자 하는 문화기업의 면모도 있다.

체리부로의 사업 분야는 4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사육, 생산, 유통, R&D 부문이다. 사육부문에서는 압도적 규모의 직영 종계장, 글로벌 수준의 설비를 갖춘 부화장, 안정적인 사육을 위한 최첨단 방역 시스템 그리고 최신 사육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체리부로는 우수한 원종계 종계로부터 최고 품질의 닭고기 제품이 생산된다는 신념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원종계로 인정받고 있는 아바 에이커 플러스품종을 보유하고 있다. 이 말은 프리미엄 닭고기 시장을 주도할 무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현재 체리부로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배경은 중소기업의 한계를 벗어난 과감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한 김인식 회장의 과감한 결정들이 지금의 체리부로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돼지와 소 사료를 만드는 공장을 2곳을 인수해 이를 닭고기 전용으로 바꾼다든지, 업계에서는 최초로 닭장을 콘크리트로 제작해 쥐와 같은 전염병을 옮기는 개체의 접근을 막는다든지, 또 종란을 배송하는 운전기사들에게는 이동 통로마다 소독 인증샷을 찍어 확인하게 할만큼 식품 안전에 공을 들이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선도적으로 업계를 대표할 행보를 보였다.

최근에 우수한 혈통의 병아리를 사육하는 농장인 감곡농장도 화제다. 9000평이 넘는 부지에 9만수의 병아리를 키우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9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자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체리부로는 부설연구소인 닭연구소가 있다. 이 연구소에서는 국가에서 할 질병예방을 연구한다. 원종계에서 육계까지 과학적 최신 진료 시스템으로 가금류 질병 예방과 건강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HACCP인증, 친환경인증, 동물복지까지 철저한 관리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공으로 2017년부터 국가 지정 병성감정 기관이 돼 외부 농가에 대한 양계 질병검사와 컨설팅을 한다. 이러한 체리부로의 지난 행보를 보면 해외 선진국가들의 친환경 사육의 한국모델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닭은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이다. 체리부로와 같이 한우물만 파는 장인정신으로 똘똘 뭉친다면 그 경쟁력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차병선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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