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태사공자서에는 이렇게 실려 있다. “<춘추>에는 시해된 군주가 서른여섯이고, 망한 나라가 쉰둘이며, 제후가 달아나서 그 사직을 지키지 못한 곳은 셀 수도 없다.” 그리고 그 이유를 말하고 있는데, ‘터럭만큼의 작은 실수가 엄청난 일을 일으킨다고 했다. 바로 失之毫釐 差以千里(실지호리 차이천리)’의 성어다.

<한비자>에는 그런 작은 실수들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다. 47개의 망하는 징조이다. 그중에서 지도자에 관한 몇 가지 내용은 오늘날의 리더들이 반드시 새겨볼 필요가 있다.

군주가 가혹한 형벌을 좋아하고 법규를 따르지 않으며, 말만 앞세우며 실천하지 않고, 겉치레에만 몰두해 공적을 돌아보지 않으면 망한다.”

신상필벌을 내세우지만, 정작 형벌은 가혹한데 포상할 줄 모르면 부하들은 사기가 꺾이게 된다. 말만 앞세우며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실질적인 공적보다 치적을 과장되게 자랑하는데 몰두하면 결국 조직은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군주가 고집스러워서 남의 말을 듣지 않고 화목하지 못하며, 강퍅해 충고를 배척하고 남을 공격하기 좋아하며, 나라를 돌보지 않고 자만하면 망한다.”

독단적인 리더는 부하들의 간언을 듣지 않는다. 듣지 않을 뿐 아니라 간언하는 부하를 적으로 여겨 공격한다.

아무리 중요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일이라고 해도 자기 마음대로 처리하기 때문에 부하들은 입을 다물게 되고, 리더의 눈치를 보며 어긋나지 않게 처신한다. 하지만 정작 리더 자신은 부하들이 자기를 존경해서 무조건 뜻을 따른다고 착각하며 자만한다. 이런 조직이 어떻게 될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것이다.

군주가 무모해 잘못을 후회하지 않고, 나라가 혼란스러운데도 자만하며, 제 나라의 실력도 모르고 이웃 나라를 가볍게 여기는 나라는 망한다.”

공자는 잘못을 고치지 못하는 것이 자신의 근심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고 해도 잘못은 누구나 저지른다. 단지 자신의 잘못을 알고 반성해서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스스로 성찰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면 자기가 이끄는 조직도, 적이 되는 상대방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게 된다. 중요한 판단을 감정적으로 처리하게 되고, 적을 가볍게 여겨 무모하게 싸움을 벌이다 조직을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군주가 겁쟁이이며 지조가 없고, 미리 알고 있으면서도 손을 쓰지 못하고, 결단해야 할 때 망설이며 감행하지 못하는 나라는 망한다.”

춘추시대 명재상 관중은 현명한 군주는 일을 결단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리더라면 자신의 결정에 자신은 물론 조직과 조직원들 모두의 안위가 걸려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빠른 결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변화와 속도의 시대인 오늘날 리더의 이러한 덕목은 더욱 중요하다.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세태이다. 이럴 때일수록 리더는 단단히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어려움을 막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움을 초래하는 사람이 된다면 그 조직의 앞날은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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