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통신사업자에 비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의 시장점유율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방송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초고속인터넷사업은 통신사업자인 두루넷과 온세통신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반면 SO와 RO의 저가공세에 따른 시장잠식으로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시장구도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3년말 기준으로 KT가 558만9천여명의 가입자로 시장점유율 50.3%를 차지하면서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론 하나로통신(24.1%), 온세통신(3.7%), 데이콤(1.8%), 드림라인(1.3%) 순인 반면 SO(5.8%)와 RO(1.6%)는 온세통신과 드림라인, 데이콤을 합친 것보다 많은 7.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SO가운데 최대가입자를 갖고 있는 한빛아이앤비는 이미 작년 말 가입자 수 8만명을 돌파하는 등 일부 SO/RO들의 가입자수가 이미 5만명 수준에 달하는 등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SO/RO의 이같은 선전은 기존 통신업체에 비해 약 60% 수준에 불과한 가격과 번들링(방송+초고속인터넷)을 앞세워 지역별로 보유한 케이블 가입자 기반을 대상으로 지역 `밀착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방송법 개정으로 대기업 지분제한이 폐지돼 SO들간의 인수·합병(M&A)이 용이해짐에 따라 거대 MSO에 의한 SO시장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초고속인터넷 시장도 이에 맞물려 일대 변혁을 가져올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선방송 가입자가 1천만명을 상회하고 있고 가입자 구간의 통신망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향후 SO/RO의 통신시장 잠식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통신사업자는 회계분리, 결합판매 금지, 내부보조금지 등의 규정을 적용 받는 반면 SO/RO들은 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있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통부가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 SO/RO를 기간통신사업자로 편입시키는 대신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려하지만 자칫 불법적 영업행위의 기간연장을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이같은 상황변화에 따라 하나로통신은 지난달 중앙MSO와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초고속인터넷+방송+인터넷전화)에 대한 사업제휴를 하는 등 통신과 방송의 융합(컨버전스)시대를 따라잡지 못하는 법체계를 넘어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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