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람·박막례’입소문 타고 ‘대박채널’ 부상
황금알 꿈꾸는 ‘동영상 놀이터’

 

최근 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청담동의 95억원대 건물을 매입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또 다른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1편당 5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며 국내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크리에이터는 1인 미디어 시장에서 영상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을 말한다. 아무튼 이러한 성공 케이스를 계기로 한층 더 1인 미디어 수익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도대체 1인 미디어 시장을 이끄는 크리에이터들은 누구이고, 그들은 어떻게 성장을 하는지 등 궁금증이 많다. 이번주 기업 포커스는 1인 사업자이자, 새로운 미디어 시장의 신흥세력인 크리에이터들의 세상을 조명해 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직장인들이 고달픈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치킨가게를 차리거나, 카페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들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이건 정말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요즘에는 흔히 말하는 유튜버, 즉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이 많다. 이건 비단 직장인 말고 청소년들도 희망 직업 1순위로 오르고 있다고 한다. 초등학생 희망직업 5위 안에 크리에이터가 있다. 판사 보다 유튜버가 되고 싶어하는 세상이다.

 

10만 구독시 월평균 280만원 수익

가장 회자가 된 크리에이터는 6살 이보람 양의 가족회사인 보람튜브. 쉽게 키즈 유튜버다. 이 회사는 두 채널을 운영하는데 기본적인 일상의 이야기(브이로그)를 담은 채널의 구독자는 1800만명, 주말에 장난감 리뷰(토이리뷰)를 하는 채널의 구독자는 1300만명이다. 두 채널의 합이 3100만명이라고 한다. 이는 국내 최다 구독자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들(키즈) 콘텐츠로 수익창출을 하는 부모를 보고 일명 애테크라고 말하기도 한다.

, 그럼 잘 나가는 크리에이터들은 얼마나 수익을 올리고 있을까? 이들의 주된 플랫폼인 유튜브는 수익에 대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그래서 추정 할 수밖에 없다. SNS분석사이트인 ‘SOCIAL BLADE’를 곧잘 활용한다. 앞서 말한 이보람 양의 가족회사가 버는 수익은 주말 장난감 리뷰만 약 6억원대로 추정되고, 일상 유튜브까지 합쳐 월 약 30억원대로 수익을 추정하고 있다.

30억원은 월 매출이 아니라 순수익을 말한다. 이쯤되면 건실한 중견기업의 순익이 아닐까 싶다. 우스갯 소리일지 모르지만, 이 회사의 가장 큰 리스크는 이보람 양이 성장해서 더 이상 키즈 채널을 운영할 수 없는 것밖에 없다.

그러면, 과연 대박 채널 말고 보통 크리에이터들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최근 월평균 소득을 조사한 적이 있다. 전업 크리에이터는 536만원, 부업으로 하는 사람은 333만원, 취미로 하는 사람은 114만원이 조사됐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월 5000만원 이상 버는 크리에이터부터 월 1만원 버는 사람까지 편차가 너무 큰 시장이기도 하다. 평균의 값이 무의미하다는 거다.

도대체 대박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는 어떻게 큰 돈을 벌게 됐을까? 유튜브에서 돈을 벌려면 다음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구독자 1000명을 넘어야 수익이 나온다. 두 번째는 연간 동영상 구독시청 시간이 4000시간을 넘어야 한다. 이 두 가지 기본 문턱만 넘으면 유튜브의 모 회사인 구글이 심사해 광고와 후원기능을 넣는 유튜브 파트너(YPP)로 선정한다고 한다.

이게 웃긴 것이 광고 수익도 구글과 크리에이터가 나눠갖지만 수익 배분 비율 자체는 비공개다. 다만 추정상 크리에이터가 55%를 가져간다는 게 업계 통설이다. 여기서 크리에이터의 놀이터를 만들어줬다는 것만으로 수익의 절반을 가져가는 구글의 플랫폼 힘이 대단해 보인다. 수익 구조를 비공개로 하는 것은 알고리즘을 외부에 노출을 안 하는 것이다. 알고리즘이 노출되면 해킹을 하거나, 인위적으로 조회수를 늘려 수익을 올리려는 시도가 있기 대문이다. 여기서 업계 추정으로 구독자수 10만명 이상이 되면 월 수익 약 280만원 정도라는 통계도 나온다. 말이 10만명이지, 일반인이 이렇게 끌어올리기는 쉽지가 않아 보인다.

 

1인 크리에이터 장비시장도 성장

공중파, 케이블방송, 지역방송, 모바일 방송 그리고 넥플릭스 등등 영상 콘텐츠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유독 유튜브를 통한 크리에이터가 각광을 받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다른 영상 콘텐츠와 달리 유튜브에서는 시청자들과 같이 만드는 상호 교류의 힘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 일관된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더욱이 유튜브는 방송콘텐츠의 심의규정이 없다. 미리 리허설이 필요한 것도 없고, 이걸 찍어 내보내도 되는지 본인이 스스로 판단하면 된다.

단적인 예로 선다 피차이 구글 CEO와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를 만난 한국의 박막례 할머니가 대표적이다. 그는 실버 크리에이터다. 박막례 할머니의 특별할 것 없는 개인 일상생활이 콘텐츠다. 이 채널은 현재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확장되는 영상 콘텐츠의 힘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구글과 유튜브의 CEO가 박막례 할머니를 직접 만났다는 후문이다.

1인 미디어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요즘 서점에 가면 1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서적과 장비를 팔고 있다. 개인용 활영 장비시장도 크고 있다. 1인 미디어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가 활성화다. MCN은 아이돌 기획사처럼 크리에이터를 관리해주는 거다. 콘텐츠 전반을 기획관리해주고 광고영업도 해준다. 2013MCN사업에 진출한 DIA TV가 선두주자다. 소속 크리에이터들에게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CJ ENM은 연예인 크리에이터 영입에 적극적인 곳이다. 기존 방송사 등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들도 유튜브를 통해 확산 중인 1인 미디어 시장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인 미디어 등장으로 광고 수익이 줄어든 방송사들의 궁여지책일 수도 있다.

가장 큰 피해를 받는 산업이 기존 방송사들과 이에 연계된 기업들이다. 반면 광고주 입장에서는 1인 미디어가 반가운 존재다. 시청자들에게 어느 시기 보다 강렬한 광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광고주는 비용을 지불해 타깃 소비자들에게 광고를 전달하기를 희망한다. 이 말이 너무 당연한 소리지만, 방송에서는 이게 쉽지 않다. 방송이야말로 불특정 다수에게 뿌리는 전단지와 같다. 그런데 유튜브는 시청자 관련 데이터가 쌓인다. 어떤 나이대인지, 성별이 뭔지, 영상을 시청하기 전까지 어떤 경로를 통해 유입됐는지가 매일매일 기록되고 빅데이터로 정리된다. 이게 구글의 능력 중 하나다.

그런데 이렇게 사전규제가 전혀 없는 1인 미디어 시장이 커지다 보니, 자극적이고 유해한 콘텐츠가 범람하는 것도 문제다. 성희롱에 막말 논란까지 요즘 뉴스지면에 종종 보도되고 있다. 1분마다 유튜브는 500시간의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절대적인 콘텐츠 양이 많아 관리의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영상 플랫폼 춘추전국시대방불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유튜브가 앞으로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독주를 할까? 유튜브 등장 후 미디어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자는 많다. 넷플릭스도 있고, 월트디즈니도 있다. 넷플릭스는 가장 강력한 비디오 산업의 선두주자다. 월트디즈니는 FOX와 함께 새로운 영상 플랫폼을 준비중이다.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같은 포털기업들이 새로운 콘텐츠 확보를 위해 난리가 난 상황이다. 대기업들도 영상 콘텐츠로 자신들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게 기본 마케팅 기법이 됐다. 이제 모든 유저들이 읽지 않고 보는 시대다.

어떻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지가 관건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유튜브의 성공 요인을 꼭 참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1인 크리에이터들의 탄생은 자발적으로 영상을 찍고 올리는 놀이터를 유튜브가 제공해 줬기에 가능했다. 시청자가 곧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이 명제를 잘 기억한다면, 아직 우리 기업들에게도 이 시장에서 뛰어놀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 차병선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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