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이트] KB국민은행의 ‘新 비즈니스’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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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KB국민은행의 ‘新 비즈니스’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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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2238
  • 승인 2019.11.0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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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7000원에 5G서비스 이용…가격파괴 ‘알뜰폰’출시

리브M, 혁신금융 ‘메기’되나

금융과 IT의 만남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금까진 IT업계가 더욱 공격적이다. 카카오뱅크가 은행업무에 진출하며, 예금과 대출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결제시장에선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NHN페이코, 삼성페이 등이 이미 맹활약 중이다. IT업계는 진취적이다. 경계가 없다. 전방위적으로 치고 나가고 있다. 젊고, 공격적이다.

이에 반해 금융은 반박자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물론 금융 내부적으로는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앱을 개발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더욱 안전해졌고, 편해졌고, 효율적이 됐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수단만 달라졌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남의 돈을 관리하는 서비스다보니,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굳이 신사업으로 눈 돌릴 이유도 없었다. 금융 수익 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던 은행이 달라졌다. 포문은 KB국민은행이 열었다.

KB국민은행은 10월말 이동통신서비스 리브 M(Liiv M)’을 출시했다. 5GLTE(4G) 통신망을 빌려서 하는 MVNO(가상이동통신망) 서비스다. 은행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통신요금도 파격적이다. 월 최저 7000원에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통3사 요금이 5~6만원 대인 걸 감안하면, 혹 하지 않을 수 없다.

 

수익보다 혁신생활밀착 서비스

어떻게 이런 서비스가 가능할까. 허인 KB국민은행장의 말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돈을 벌려고 하는 비즈니스는 아닙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리브 M 출시 행사장에서 밝힌 말이다.

첫해엔 투자비가 많아 통신비에서 손실이 많겠지만,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이익은 고객에게 돌려주겠다.” 돈이 아니면 무엇을 노리는 걸까? “최소한 이 정도는 돼야 고객들에게 혁신적인 통신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까, 하는 희망 목표를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허인 은행장 말이다. 수익보다는 혁신적이라는 고객 평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왜 그럴까?

KB국민은행 측은 통신에서 수익을 내기보다는 KB국민은행과 금융거래를 함으로써 발생하는 혜택을 고객들에게 되돌려주려는 의미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KB국민은행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고객서비스라는 뜻이다. 과연 그럴까? 서비스 면면을 살펴보자.

일단 요금 자체가 저렴하다. 9기가 바이트 데이터를 사용하는 5G 라이트 요금제의 경우, 리브 M 기본 요금이 월 44000원이다. 경쟁사 요금에 비해 1만원 가량 싸다. 그 정도 차이는 특별하진 않다. 여타 MVNO들 역시 이통3사 보다 더 저렴하게 요금제를 설계하고 있다.

하지만 리브 M이 눈길을 끄는 건 추가 할인폭이다. 이용자가 KB국민은행을 이용하고, 제휴카드를 사용하는 등 KB국민은행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면, 실적에 따라 월 최대 37000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문턱이 낮다. 생활밀착형이다. 아파트 관리비를 자동이체하면 5500원을 할인받는다. KB국민은행을 통해 급여와 연금을 이체하면 5500, KB카드결제시 2200, 스타클럽 고객 등급별 최대 5500, 집단신용대출 및 무궁화대출 등 제휴기관 대출고객 5500, 친구 결합 최대 3명 연결 시 6600원 등을 절약할 수 있다.

친구 결합은 기존 이통사의 가족결합 할인서비스에서 한 발 나아간 것이다. 여기까지가 KB국민은행과 연계했을 때 할인 요금이다. KB국민카드를 사용하면 요금은 최대 15000원까지 추가로 할인된다. 이는 이동통신 요금제를 낮추라는 국민적 요구나 정부 방침과도 잘 부합된다.

KB국민은행이 통신 시장에 진출한 건 정부 의지와도 무관하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KB국민은행을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하고 일부 사업을 허용했다.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되기 이전엔 어떤 은행도 관련 법에 따라 MVNO 사업을 영위할 수 없었다. KB국민은행을 끌어들여 이동통신 시장에 변화의 모멘텀을 주려는 것이다.

 

IT인력 전담 지점 ‘KB인사이트오픈

대형 이동통신사 중심이던 통신 시장에 (리브 M)메기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리브 M 출시 행사에서 밝힌 의중이다. 미꾸라지 무리에 메기를 풀어 놓으면 미꾸라지가 더욱 잘 자란다.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도망을 다니다 보니 절로 건강해지는 것이다. 정체된 이동통신 생태계에 KB국민은행 같은 강력한 경쟁자를 등장시킴으로써 기존의 이동통신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거란 기대를 품고 있다.

기존 알뜰폰(MVNO) 시장은 한계가 드러났다. MVNO 서비스는 가입자 800만명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 통화품질은 이동통신 3사와 동일하지만, 이용이 불편했다. 오프라인 매장이나 고객센터가 적어, 고객이 상담을 받거나 개통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업체 자금력에서도 차이가 커, 멤버십 혜택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리브 M은 싼 가격 외에도 금융에 특화된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KB모바일 전용유심칩을 넣으면 공인인증서 발급받을 필요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휴대폰을 바꾸더라도 공인인증서를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 기존엔 휴대폰을 바꿀 때마다 인증서를 새로 받아야 했다.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별 일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겐 꽤나 번거롭고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KB국민은행은 11월 은행 직원을 대상으로 리브 M을 시범 운영하고, 12월부터 일반 고객 모두에게 서비스를 개방한다. KB국민은행은 우선 100만 가입자 확보를 1차 목표로 잡았다.

KB국민은행의 디지털 혁신은 통신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점 역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1025일엔 IT인력으로만 운영되는 지점 ‘KB 인사이트(KB InsighT)’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 열었다. 이곳에선 모든 은행 업무를 IT 인력이 전담한다. 이들은 디지털 뱅킹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IT 시스템을 유지 보수하던 이들이다. 전문 창구 인력보다는 미숙하지 않을까 우려되지만, 대신 확실한 장점이 있다. 디지털 서비스와 관련한 불편사항을 누구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접수하고 개선할 수 있다.

기존엔 창구에서 본사 고객서비스를 거쳐 IT 부서에 전달되기까지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고 정확성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인사이트 지점은 또 혁신 기술을 일반 지점에 적용하기 전에 검증하는 테스트 베드 역할도 하게 된다. 손바닥 표피의 정맥을 인증해 예금을 지급하거나, 카메라로 고객의 표정을 읽고 고객 만족도를 측정하는 등의 다양한 서비스가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테크 데스크공간을 별도로 마련, KB금융그룹과 협업하고 싶은 IT 관계자, 핀테크 스타트업 등이 현업 담당자들과 상담하고 회의할 수 있도록 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접수해 바로 사업화할 수 있는 접점이 될 것이란 구상이다.

 

카페 조성 등 신개념 지점 도입

이 밖에도 다양한 지점 형태를 실험하고 나섰다. 서울 교대역 인근에는 무인점포를 신설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층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했다. 서울 서초동엔 유니버셜 허브(거점 중심)’ 1호점으로 구축했다. 유니버셜 허브는 기존의 거점 지점을 더욱 키워 원스톱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개념 지점이다.

서초동 허브는 4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쓴다. 1층은 카페로 꾸며 고객이 편하게 쉬며 단순 창구 업무를 볼 수 있게 했고, 2층에선 대출 등 상담이 가능하며, 3층은 PB센터와 증권복합점포, 4층은 자산관리자문센터와 우수고객 전용 공간을 두기로 했다. 비대면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지점 서비스도 더욱 전문화, 종합화 시키는 움직임이다.

디지털 혁신은 허인 행장의 주요 성과이자 계속되는 과제다. 허인 행장은 KB금융그룹 디지털혁신 부문장을 겸임하며, 관련 사안을 의욕적으로 챙기고 있다.

디지털 포메이션은 시대적 과제이자 새로운 먹거리다. 은행은 예대마진으로 먹고 산다. 순이자마진이 가진 중요성과 존재감은 상당하다. 하지만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됨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비이자수익을 강화해야 한다. 기존의 은행 비즈니스 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통신업에 진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돈을 벌려고 하는 사업이 아니다라고는 하지만, 속내는 다를 수 있다. 사실이야 어찌됐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변화의 노력과 결과에 힘입어 허인 행장의 임기는 1년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10월말 계열사대표 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허인 현 행장을 재선정했다. 일부 절차가 남았지만, 단독 후보이니만큼 사실상 확정이나 다름없다. 은행이 젊어지고 있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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