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일자리 만들기 나선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을 해소하고,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 구인난을 완화하기 위한 중소기업계의 노력이 속속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스마트 중소기업’ 104개사를 선정·발표한데 이어, 최근에는 건강한 중소기업을 수치화할 수 있는 틀도 마련했다. 일자리의 양적 증대에만 집중했던 과거 채용 캠페인과 달리 중소기업 일자리를 임금, 복지, 워라밸(일과 여가의 균형) 등 청년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스마트 일자리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중소기업계의 의지가 담겨있는 행보다.

시작은 지난 4월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 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16개 중소기업 단체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지난 4월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청년 스마트 일자리 프로젝트 선포식을 개최했다.

청년 스마트 일자리 프로젝트는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고, 만들며, 알리는 3개 분야 12대 과제로 구성됐다.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 찾기, 청년 친화 중소기업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 중소기업 복지지원센터 설립, 대국민 중소기업 인식 개선 등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날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은 14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고용의 핵심 주체이지만 대기업과 비교해 근로 환경이 열악하고 뒤처져 있다는 청년층의 편견이 많았다중소기업계 스스로 청년들이 일하려 하고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스마트한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며 프로젝트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같은 중소기업계의 노력에 당일 행사장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도 정부의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 의지에 중소기업계가 먼저 응답해 감사하다앞으로 중소기업과 청년들을 자주 만나 소통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스마트 중소기업 일자리 찾기 시동

이후 차근차근 추진 돼 온 스마트 일자리 프로젝트는 점차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우선 그동안 숨겨져있던 청년들이 가고 싶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가 소개됐다.

지난 9월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소기업단체는 워라밸과 성과공유, 직원성장, 근무환경 개선 등을 고려해 스마트 중소기업’ 104개사를 선정해 발표했다. 청년들에게 우수한 중소기업을 소개하기 위해 각 중소기업단체에서 신중하게 업체를 추천했고, 해당 기업을 대상으로 법 위반 여부 조회와 현장실사, 대국민 공개검증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업체가 선정됐다.

선정된 스마트 중소기업들은 매출이나 임금 등 단순히 눈에 보이는 숫자나 규모에 따라 선정한 것이 아닌, 워라밸과 복지, 직원성장, 성과공유 등 청년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자리 특성을 2개 이상 복합적으로 보유한 중소기업을 선정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벤처기업, 여성기업, 프랜차이즈기업, 코스닥기업 등 기업특성이 다양하고 유가공 식음료 전문기업에서부터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까지 업종도 다양하다.

 

청년구직자와 中企간 접점 넓혀

이후 중소기업계는 선정된 스마트 중소기업과 청년구직자와의 접점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지난 7월부터 12주간 SBS CNBC에서 선보인 리얼다큐 스마트 청년 일자리 프로젝트 JOB에는 알짜중소기업 일자리를 소개하며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청년고용 미스매칭 현상 해소 중기중앙회 프로젝트 선포식

벤처·인공지능 플랫폼 기업 등 가고싶은 中企’ 104개사 선정

 

‘JOB은 새로운 일터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는 신입사원들의 희망찬 모습을 통해 그들의 긍정적인 힘과 열정, 그리고 좌충우돌 업무 적응기를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특히, 구직자와 재직자의 시각으로 사내문화와 근무환경을 가감없이 그려냈으며 리얼다큐 형식으로 전달해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한층 더 높였다.

오는 14일에는 스마트일자리대전을 개최해 청년구직자에게 가능성과 적성, 소질에 맞는 기업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날 대전에는 스마트 중소기업에 선정된 기업 뿐만 아니라 우수 중소기업임에도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참여해 만남의 기회가 마련된다.

향후 중기중앙회 홈페이지를 통해 스마트 중소기업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채용 정보를 꾸준히 소개할 준비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학생크리에이터들을 활용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뉴미디어를 통해 스마트 중소기업을 홍보할 예정이다.

전통 중소기업과 혁신 스타트업 교류도

전통 중소기업과 혁신 스타트업 간 교류를 촉진해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해소를 위한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난 9월 중기중앙회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포럼은 스타트업과 혁신기업 1100여개사가 회원으로 가입된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로 지난해 출범했다. 우아한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 컬리, 보맵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기업문화를 갖춘 스타트업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이번 협약이 중소기업과 혁신 스타트업이 협업을 통해 전통 제조업에서 부족했던 스마트 일자리 기업문화조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에는 김 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 회장단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우아한형제들 본사를 방문해 청년들이 희망하는 업무환경을 직접 시찰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배달의 민족희망포럼 초청 등 中企-혁신스타트업 교류 확대

리얼다큐 JOB담 신선한 반향 가이드계기, 일자리 개선 기대
 

또한 자율주행 로봇배달 서비스 등 혁신기술을 활용한 뉴비즈니스를 직접 체험하며 스타트업 혁신문화를 중소기업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했다.

중앙회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을 맡고 있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오는 7일 개최하는 ‘2019 장수기업 희망포럼에 초청하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간 교류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적극 노력해나갈 예정이다.

 

中企 스스로 일자리 환경 개선 독려

중소기업계는 스마트 중소기업의 기업문화를 널리 알리는 한편, 중소기업 스스로도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환경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건강한 일자리 가이드가 중소기업 스스로 좋은 일자리인지 판단하고 스마트 일자리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자리 가이드는 중기중앙회 청년희망일자리국과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팀의 공동연구 결과에 1600명의 청년구직자 설문결과가 더해져 탄생했다. 객관적 측정이 가능한 급여수준 근로시간 회사의 성장성(매출액·부채비율) 회사의 안정성(업력·사원수·영업이익) 대중교통 편리성 5가지 요소에 고용안정성과 복리후생까지 고려해 점수를 내 계량적 판단이 가능해지도록 고안됐다.

앞서 공동연구팀은 지난 7월 중간 연구결과 발표를 통해 구직자가 일자리를 고를 때 급여수준보다 근로장소와 근로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회사의 성장성보다 안정성을 선호한다는 실증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7가지 요인별 중요도 분석 결과도 근로시간과 근로장소가 1순위 조건으로 선정됐다. 급여수준 조직문화 고용안정성이 2, 3, 4 순위로 나타났다. 회사 성장성과 안정성은 나란히 5순위에 올랐다.

향후 이 가이드는 중소기업 일자리 건강도를 점검하는데 활용될 예정이다. 개별 중소기업에서는 평가요소별로 제시된 업종별 국내 평균치 등을 기준으로 10% 초과 또는 미만 여부에 따라 자기 회사의 상··하 해당 여부를 판단하고 이에 해당하는 점수를 합산하면 일자리의 건강도를 측정할 수 있다.

가이드에 따라 중소기업 일자리를 시뮬레이션 해보면 업력 18년차의 서울소재 한 금속업체는 자기계발 관련 복리후생지원까지 하고 있으나 연봉이 3000만원 미만이고 직원수가 4명인 점 등 안정성 측면 등에서 점수가 낮아 중간(★★☆)등급 일자리로 평가됐다.

세종시소재 한 전자업체는 지방업체로 고용안정성이 다소 낮다는 평가임에도 평균연봉이 3000만원을 넘고 업력과 성장성 요소 점수가 고르게 높아 최고(★★★)등급 일자리로 평가됐다.

7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평가한 특성상 임금·업력·성장성 등 어느 1~2가지 요소만 좋아서는 최고 등급으로 평가받기는 어려웠다. 앞으로 중앙회는 중소기업들이 스스로 간편하게 일자리 건강도를 점검해볼 수 있도록 홍보를 확대하고, 일자리 건강도에 따라 별() 개수를 부여하는 일자리 스타 인증체계구축을 추진하는 등 건강한 일자리를 만들고 알리기 위한 중소기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을 적극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이번에 제시된 가이드는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중소기업 일자리의 건강도를 점검해보자는 취지로 괜찮은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적극적인 도전과 더불어 중소기업들 스스로의 일자리 개선 노력도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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