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중국이 경제둔화 속에 채무불이행 기업들이 늘어나자 법원이 적극 개입하는 미국식 파산절차를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중국 기업들이 지난 10년간 은행 돈을 빌려 고속 성장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경기둔화로 파산이 잇따르자 정부 차원에서 획기적인 처리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중국 파산법원은 2015년 이후 지역별로 도입돼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90곳에 이를 만큼 본격적인 파산기업 처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 파산법원은 로펌, 회계법인 등의 관리자를 지명해 채권자들을 조직하고 자산의 목록작성과 매각을 담당토록 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채무에 대한 징벌적인 조치에 착수하고 파산절차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많은 변호사와 외국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파산시스템이 재원 부족에 시달리는 지방정부의 부담을 덜어준다면서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파산체계는 법원 보호 아래 기업의 구조조정을 도와 생존하게 하고 채권자에게 시간을 주는 미국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중국 파산 법원은 사회 불안을 피하기 위해 종종 채권자보다 주주들을 더 중시하는 점이 미국과 다른 점이다.

중국은 앞서 2007년 파산법을 공식 도입했지만 정치 사회적 불안과 대규모 실업을 우려해 원칙대로 실행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많은 파산한 기업들은 정부 보조금과 국유은행들의 대출금을 단숨에 들이키며 부채부담에서 멀어져갔다.

중국은 작년에만 무려 1만9000개의 파산기업이 접수돼 전년 초 대비 3배로 폭증했다.

이들 파산기업에는 280억달러의 빚을 져 국유기업 중 최대의 실패로 평가된 보하이철강그룹이 포함돼 있다.

보하이철강의 자산은 다른 철강회사와 채권자들에게 넘어갈 예정이다.

30년 이상 중국에서 일한 기업 구조조정 회사의 한 임원은 "중국 정부가 둔화하는 경제와 어려운 기업들이 다시 살아나기 어렵다고 인지하고, 파산기업들을 체계적으로 다룰 시스템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의 고위 관계자인 두완화는 최근 국영 매체 기고에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기업파산이 더 많이 늘었다면서 "비가 오기 전에 집을 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윈드는 중국 국유은행들의 대출총액은 17조달러가 넘는데, 90일 이상 연체 비율은 1.81%라고 밝혔다. 연체 금액은 3000억달러가 넘는 셈이다.

많은 변호사와 외국 투자자들은 중국 법원들이 파산기업 처리에 효율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의 경우 파산기업 처리 건수가 2006년부터 10년간 80건이었는데, 작년 한 해만 96건에 달했다.

중국 법원은 파산기업 처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판사에게 목표량을 정해주고 더 많은 재량권을 주고 있다.

중국 남부 후난(湖南)성의 경우 판사가 파산기업 1건을 처리하면 민사사건 30건을 처리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해 준다.

중국의 온라인 문화도 파산기업 처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

법원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망에서 인터넷 경매를 진행, 파산기업의 자산과 기계설비, 호텔 등을 처분하고, 화상 심리를 하기도 한다.

파산 관리인은 텐센트의 모바일 결제 앱인 위챗을 통해 거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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