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의 인문경영학] 신상필벌, ‘공정성’이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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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의 인문경영학] 신상필벌, ‘공정성’이 생명이다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40
  • 승인 2019.11.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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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필벌(信賞必罰)은 조직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다. 신상필벌이 잘 지켜지면 조직의 기강이 확립될 뿐 아니라 조직원들의 사기와 동기부여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는 옛날에도 마찬가지여서 많은 고전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신상필벌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있는 고전이 하나 있다. 바로 법가의 대표적인 사상서 <한비자>이병편에 실려 있는 글이다. 이병은 두 개의 자루라는 뜻으로 각각 신상과 필벌을 비유하고 있다.

현명한 군주가 신하를 통솔하는 것은 두 개의 자루가 있을 뿐이다. 두 개의 자루란 곧 형()과 덕()이다. 형은 벌을 가하는 것이고 덕은 상을 주는 것이다. 신하가 된 사람들은 누구라도 벌을 무서워하고 상을 기뻐한다. 임금이 이 자루 두 개만 잡고 있으면 신하들을 그의 생각대로 움직일 수 있다.”

한비자는 임금에게 신하들이 충성을 바치는 것은 두 개의 자루, 즉 상과 벌을 줄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간사한 신하들은 어떻게 해서든 임금으로부터 두 개의 자루를 뺏으려고 한다. 자기가 상과 벌을 주는 권한을 가지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군주가 아니라 그 신하를 두려워하게 되고, 임금의 권력도 자연히 그 신하에게로 가게 된다. 한비자는 두 개의 고사로 실증하고 있다. 먼저 상에 관한 고사다.

제나라의 전상(田常)은 신하들의 관작과 녹을 주는 것을 비롯해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눠주는 것까지 모든 권한을 임금으로부터 위임받아 전횡했다. 임금이 이라는 자루를 스스로 포기하고 신하에게 쓰도록 한 것인데, 이로 인해 훗날 임금은 전상에게 시해당하고 말았다.”

그다음은 벌에 관한 고사이다.

송나라의 자한(子罕)이 임금에게 말했다. ‘상을 주는 일은 백성들이 모두 기뻐하는 것이니 임금이 직접 행하십시오. 벌을 주는 것은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일이니 제가 그 일을 맡겠습니다.’ 임금은 형벌의 권한을 신하에게 넘겨줬고, 결국 자한에게 시해당하고 말았다.”

한비자는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전상은 은덕만을 행사했을 뿐인데 간공은 시해를 당했고, 자한은 형벌만을 행했을 뿐인데 임금은 왕위를 위협당했다. 그런데 지금 세상의 신하들은 두 개의 자루를 다 쓰고 있다.

이야말로 임금에게는 더없이 위험한 일로서 간공이나 송나라 임금보다 상황이 더 심하다 할 수 있다. 시해당하거나 지위를 위협받거나, 혹은 이목이 가려진 허수아비 임금들은 상벌의 자루를 모두 신하에게 뺏긴 임금들이다. 형벌과 은덕의 권한을 신하에게 행사하게 하고도 위태로워지거나 멸망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

한비자는 신상필벌의 권한을 누가 가지고 행사하느냐?’라는 관점에서 보았다. 물론 군주와 신하를 대립적인 관계로 보는 한비자의 생각을 오늘날의 조직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다. 혹여 조직의 신상필벌이 공정함을 잃고 몇몇 실권자의 이권에 좌우되거나, 한두 사람의 사사로운 생각으로 허투루 운영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신상필벌의 원칙이 흔들린다고 옛날처럼 극단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정성이 무너지면 조직의 기강과 조직원의 사기가 흔들리고 결국은 조직 전체에 큰 폐해가 된다는 점에서 한비자의 경고를 결코 가볍게 흘려서는 안 될 것이다.

 

- 조윤제천년의 내공저자

- 일러스트레이션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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