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자금난이 심각한 때일수록 중소기업인들의 은행에 대한 불만은 끝이 없다. 심지어 맑게 갠 날에는 우산을 주고 정작 비가 올 때는 우산을 뺏는 곳이 은행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렇다면 과연 중소기업들은 어떤 은행을 선호하고 있을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중소기업연구원,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와 공동으로 67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담보, 대출금액, 친절도 등 16개 항목에 대해 금융기관 만족도를 평가해 봤다.

여신거래 조건

우선 신용대출이나 담보요구, 대출금리 등 여신거래조건 면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은행은 기업은행, 신한은행, 농협, 국민은행, 외환은행 등 순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이 가장 중시하는 신용대출에 대한 만족도는 국민은행이 63.7점을 얻어 1위로 선정됐으며 2위는 1위와 큰 차이가 없는 기업은행(63.3점)이 차지했다. 3~5위는 농협(62.9점), 신한은행(61.3점), 외환은행(60.0점) 순이었다.
신용대출과 함께 중소기업들이 중요시하는 대출금리에 대한 평가는 신한은행(63.0점)과 한미은행(62.2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3~5위는 농협, 기업은행, 외환은행의 순이었다.
대출금액에 있어서는 기업은행(63.9점)이 1위, 신한은행(63.0점)이 2위였으며 3~5위는 한미은행, 농협, 국민은행이었다.
담보요구에 대한 만족도에서도 기업은행이 60.9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59.8점을 얻은 신한은행이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 같은 점수인 58.8점을 얻어 3위와 4위에 랭크됐고 5위는 외환은행(56.5점)이었다.

여신지원 적극성

중소기업들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여신지원을 하고 있는 은행은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인 것으로 평가됐다.
신규대출항목에서 기업은행은 63.5점을 얻어 2위인 신한은행(59.8점)을 따돌렸으며 만기연장항목에서도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어음할인항목에서도 기업은행이 71.6점을 얻어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한미은행(69.1점)에 돌아갔다.
그러나 신용평가항목에서는 신한은행이 66.6점을 얻어 근소한 차이로 기업은행(66.1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여신거래 투명성

대출시 꺾기나 부대거래 요구 등 여신거래 투명성 항목에서는 신한은행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기업은행, 한미은행, 외환은행, 조흥은행 등 순으로 나타났다.
거래은행의 부대거래 요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신한은행이 71.3점을 얻어 1위로 선정됐으며 2위는 기업은행(68.5)이 차지했다. 3~5위는 외환은행, 한미은행, 조흥은행 순이었다. 대출시 꺾기에 대한 만족도도 72.1점을 얻은 신한은행이 1위를 차지했지만 1~5위까지 점수차이는 크지 않았다.
대출커미션 및 접대항목에서는 한미은행이 80.9점을 얻어 1위로 선정됐지만 꺾기 항목과 마찬가지로 1~5위간 차이는 없었다.

서비스 수준

수수료, 절차간소화, 친절도 등 은행의 서비스수준 면에서는 기업은행과 한미은행, 신한은행 순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수료 및 부대비용에 대한 만족도는 기업은행(66.6점)과 농협(65.7)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한미은행, 신한은행, 외환은행 등 순이었다.
시중은행중 은행거래 절차가 가장 간편한 은행 역시 기업은행(67.4점)이었으며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이 그 뒤를 이었다. 대출결정이 신속한 곳도 기업은행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영정보제공 기능은 신한은행이 67.5점을 얻어 1위로 나타났으며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 순이었다. 또 가장 친절한 은행으로는 한미은행이 꼽혔으며 2~3위는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금융기관 이미지

중소기업인들이 가장 거래하고 싶은 은행으로 기업은행(25.1%)을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신한은행(18%), 국민은행(15.1%) 등 순이었다.
그러나 기업규모별로는 소기업은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국민은행 순으로 거래하기를 원했으나 중기업의 경우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어 하나은행을 이용하고 싶다고 답해 은행 선호도에 있어 다소간의 차이를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를 담당한 기협중앙회 경영지원팀 유형준 과장은 “아직까지 기업규모간 차별적인 금융거래 행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정보제공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여신거래조건에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며“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 여신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출금리 개선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사진설명 : 기협중앙회는 지난달 29일 서울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중소기업 지원 우수 금융기관 감사패 증정식’을 가졌다. 오른쪽부터 김인호 중소기업연구원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김용구 기협중앙회장, 강권석 기업은행장, 손상규 기협중앙회 부회장, 김기문 기협중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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