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마라톤, 불굴의 도전 절실
정책적인 불확실성 최소화해야
中企업계 ‘야성적 충동’회복 기대

이윤재(중소상공인희망재단 이사장·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이윤재(중소상공인희망재단 이사장·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경자년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에는 중소기업인들에게 뭔가 희망이 보였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올해는 쥐 중에서도 힘세고 다른 쥐보다 똑똑한 것으로 알려진 흰쥐의 해이다. 부지런함과 풍요와 희망 그리고 기회를 상징하는 흰 쥐의 해에는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업주와 근로자들 모두에게 건강과 물질의 축복이 임하시길 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사업주나 근로자들에게 어느 한해 어렵지 않은 해가 없었지만 돌이켜 보면 지난해에는 유난히 중소기업인들이 심한 경영난을 겪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국내외적인 경제·경영 환경이 안 좋았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유난히 컸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최저임금의 급상승, 근로시간 단축 여파, 경직적인 노동시장, ·중간의 무역전쟁 및 한·일간 경제적 갈등 등으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 요인이 너무 컸다. 그로 인해 소비 투자 및 수출 둔화 등으로 중소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의 ‘2019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애로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설문대상 500개 업체 중 32.2%가 자금사정이 악화 된 것으로 조사됐다. , 중소기업 세 곳 중 한 곳은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로 한계기업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 중소기업 10곳 중에 4곳은 이자보상배율 (영업이익/이자)1미만인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3분기 기준 코스닥 상장사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곳이 41.5%로 추정됐는데, 이는 전년도에 비해 1.9%나 증가된 것이다.

그럼 올해는 경제상황이 좀 나아질까? 그렇게 희망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작년보다는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많으며, 경기가 바닥을 친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예측도 있다. 그 일례로 최근 6개월간 세계 경제동향을 나타내는 구리, 니켈 등 비철금속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하지만 아직도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불확실한 요인들이 곳곳에 많아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경기흐름에 일희일비를 할 필요 없이 마주치는 경영애로 사항을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경제는 마라톤과 같다. 장거리(42.195km)를 달리는 동안에 오르막과 내리막 길이 수도 없이 많이 나타나고 앞바람도 헤치고 달려야 하듯이 중소기업은 불경기 및 호황국면을 헤치면서 치열한 경영에서 생존하고 성장해야 한다. 예측불허의 경영환경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자구노력도 필요하지만, 중소기업인들이 할 수 없는 구조적인 요인들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정책적인 불확실성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중간 무역분쟁과 같은 대외불확실성은 어찌 할 수 없지만, 섣부른 정책남발이나 충분한 검토 없이 생성되는 각종 규제조치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각종 불확실성은 기업인들의 사업예측에 애로요인으로 작용해 투자결정을 지연시키고 고용창출을 주저하게 만들어 경기를 둔화시키고 이는 다시 내수부진으로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금전적인 정책지원 (각종 보조금이나 세제혜택 등) 보다는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중소기업 경영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일찍이 케인즈는 투자에서 기업인들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특히 올해는 총선을 앞두고 있어 선거 과정에서 각종 포퓰리즘적인 정책의 양산과 그로 인해 파생될 불확실성을 최소화시켜 줘야 한다. 올해는 중소기업인들의 야성적 충동이 회복되고 기업가정신이 살아나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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