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꾹· 도매매로 1인 창업 쌍끌이

상생 경제 착한 모델모범답안 제시

이커머스 성장세가 무섭다. 2018년 국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100조원을 훌쩍 넘겼다(통계청 자료 참고).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 창업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뛰어들기는 쉽지 않은 일. 온라인 쇼핑몰을 제작하는 비용, 쇼핑몰을 알리는 광고비, 인력 관리 등 부담이 만만치 않다.덜컥 시작했다가 재고만 안고 쓰러지는 경우도 종종 본다.

최근 적은 리스크로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할 수 있는 플랫폼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1인 사업자가, 특별한 IT 없이, 사입을 하지 않고도, 재고 부담 없이, 소자본만으로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이다.

지앤지커머스가 운영하는 도매매가 바로 그것이다. 지앤지커머스는 B2B(도매) 오픈마켓 도매꾹도매매를 운영하는 이커머스 기업이다. 도매꾹은 국내 온라인 B2B 오픈마켓 시장의 70%를 점유하며, 18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 출신인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는 IT 벤처붐이 일던 2000년대 초반 온라인 도매 쇼핑몰을 시작했다. 도매 시장인 동대문 시장과 남대문 시장을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셈이다. 도매꾹 수수료가 낮고 새로운 상품 정보가 빠르게 올라오자, 사이트를 찾는 유통업자가 빠르게 늘었다. 현재 도매꾹에 입점한 상품 종류만해도 850만종, 하루에 거래되는 상품개수는 40만 개가 넘는다.

 

재고 부담 없는 쇼핑몰 운영 플랫폼

도매꾹은 B2B 오픈마켓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사실 녹록지 않은 속사정이 있다. 지앤지커머스 측에 따르면 국내 B2B 오픈마켓 시장 규모는15조원 정도로 추산되지만, 도매꾹 연간 거래액은 1500억원 규모 밖에 되지 않는다. 1% 정도다. 음성적인 시장이 매우 크다. 도매꾹의 경우, 10년 전만 해도 동대문 시장 상인의 60~70%가 도매꾹과 거래했지만 지금은 5%도 안된다. 도매꾹에서 업체 전화번호만 따고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직거래를 하는 상인이 많다고 한다.

모영일 대표는 이같은 한계를 보완하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2년전 도매매를 선보였다. 도매매는 전문셀러들이 재고 없이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한 플랫폼이다. 재고 부담이 없는 만큼 누구라도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거래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다보니, 기존에 음성적으로 거래를 하던 도매업자들도 기꺼이 양지로 나올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어떻게 설계됐는지, 우선 거래 과정을 살펴보자.

최근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창업한 A. A씨는 도매꾹에 올라온 도매 상품들을 살피며, 자신이 소비자에게 팔 수 있을 만한 옷을 고른다. 이전 같으면, A씨가 우선 옷을 사입하고 재고를 확보한 뒤, 자기 쇼핑몰에서 상품을 팔아야 했다.

하지만 도매매에선 상품을 사입할 필요가 없다. 도매매에 올라온 상품 상세페이지와 이미지를 사용해 자기 쇼핑몰이나 60여개 B2C오픈마켓에 상품을 손쉽게 등록할 수 있다. 소비자가 어느 쇼핑몰에서든 상품을 구매하면, 주문정보가 실시간 A씨에게 취합돼 전달된다. A씨는 다시 주문 내용을 상품 공급업자들에게 전달하면 끝. 상품공급업자들이 최종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한다. 이같은 도매매 사업모델을 지앤지커머스 측은 ‘B2B배송대행 플랫폼이라 부르고 있다.

 

소자본 창업 최적화 트렌드 선도

이 과정에서 A씨 같은 전문셀러와 상품공급업자, 소비자, 그리고 지앤지커머스까지 모두 이익을 본다. 전문셀러는 재고 부담 없이 중간 마진을 챙길 수 있고, 또 배송이나 부가적인 업무 없이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다. 상품 공급업자는 도매꾹에 상품을 등록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 상품을 대신 팔아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60여개 B2C오픈마켓에서 자기 상품이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마케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는 도매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상품을 구할 수 있다. 지앤지커머스는 플랫폼 이용에 따른 수수료를 챙긴다.

그렇다면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누구나 플랫폼을 통해 60여개 B2C오픈마켓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면, 상품공급업자도 직접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 굳이 전문셀러를 거쳐서 이윤을 나눌 필요가 있을까? 충분히 해볼만한 생각이다. 하지만 전문셀러들이 수백 명, 수천 명이 붙어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면, 상품공급업자 혼자서 해내는 것보다 훨씬 많은 판매를 이룰 수 있다. 게다가 전문셀러들이 각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만큼 효율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도매매의 사업모델은 모두에게 이익일 뿐 아니라, 최근 유행하는 소자본 창업 트렌드와도 잘 맞는다. 덕분에 지앤지커머스 거래도 확대되고 있다. 전문셀러들이 주로 이용하는 도매매 거래규모는 201875억원에서 지난해 180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도매꾹 거래액을 포함한 두 쇼핑몰 거래액은 20181580억원에서 지난해 2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앤지커머스는 도매매 매출비중을 현재 15%에서 향후 50%대까지 끌어올려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원도 부쩍 늘었다. 2018138000명 가량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에는 전문셀러뿐 아니라 도매상도 적지 않다.

모영일 대표는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전문셀러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앤지커머스는 2017년부터 온라인 전문셀러 양성교육사업 도매꾹도매매교육센터를 운영 중이다. 교육센터에서는 온라인 유통 및 마켓 셀러, B2B 배송대행 등에 관심 있는 누구나 온라인 마켓에 진입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600여명을 교육했으며 이들 가운데 1100여명이 사업을 개시했다. 그리고 이중 70%800명 가량이 매출을 일으켰다. 전문셀러가 많아질수록 지앤지커머스에게 득이 됨은 물론 도매상과 소비자 모두에게 보탬이 되는 상생의 경제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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