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이트] 신세계그룹의 엇갈린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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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신세계그룹의 엇갈린 성적표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47
  • 승인 2020.01.1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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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정유경 선전’·이마트 정용진 고전

어머니 지분남매 경영구도 최대변수

신세계 백화점이 놀라운 실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 단독으로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최초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기록이다. 반면 이마트는 초라한 성적이다. 이커머스와 전쟁에서 고전 중이다. 그룹의 무게 중심은 다시 백화점으로 옮겨가는 걸까.

신세계그룹은 2015년 말부터 둘로 나뉘어 남매가 책임 경영을 하고 있다. 오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스타필드, 노브랜드, 피코크 등을 맡고 있고, 동생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커머스 급부상에 이마트 첫 분기적자

정 부회장은 대형마트와 각별하다. 2009년말 경영 전면에 데뷔한 이래 다양한 실험을 전개하며 이마트를 신세계 그룹의 캐시카우로 성장시켜 왔다. 신가격정책, PB상품 기획 등을 직접 지휘하며 유통 트렌드를 선도했다. 젊은 정 부회장의 행보는 파격과 혁신의 연속이었다. 실제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유통업계의 애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이마트는 매출규모로 보나 수익성으로 보나 명실상부한 그룹의 중심이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오빠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않았다. 백화점은 그룹의 모태였지만, 대형마트에 밀려 주변부에 조용히 머물렀다.

그러나 유통시장이 급변함에 따라, 신세계 그룹 내에서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급부상한 이커머스는 대형마트를 위협하며 벼랑으로 몰고 있다. 한때 혁신의 상징이던 이마트도 이커머스와의 치킨게임에 허덕이고 있다.

수년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마트 연매출은 1980억원, 영업이익 2138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2018년에 비해 매출은 1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8%나 감소했다. 결국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외부 인사를 대표이사 로 영입하는 초강수를 두고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마트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정용진 부회장은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6년 해외에서 복합 쇼핑몰 모델을 가져와 스타필드를 열었다. PB상품 노브랜드를 전문점으로 확장하고, 일렉트로마트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유통 매장도 선보였다. 온라인에선 그룹내 분산돼 있던 온라인사업부를 통합해 SSG닷컴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신규 사업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백화점 사업은 눈부실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강남점 단독 매출 2조 돌파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62790억원 영업이익은 4402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보다 각 17.4%, 5.4% 증가했다.

이중 신세계 강남점은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처음으로 단일점포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다. 영국 런던의 해로즈 백화점이나 프랑스 파리의 라파예트 백화점, 일본 도쿄의 이세탄 백화점 등 일부 소수 매장만 2조원 매출을 넘겼다. 경쟁사인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은 모두 지난해 매출이 19000억원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남점이 성장한 비결은 압도적인 규모와 뛰어난 위치, 상품 구성의 차별화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강남점은 2016년 신관을 증축하고 매장을 재단장해 영업면적을 기존 55500(16800)에서 86500(26200)으로 늘렸다. 매장 면적 기준 서울 최대 규모다. 매장을 확장한 이후 매출은 급성장했다. 증축 이전 13000억원이었던 연매출은 증축 이후 빠르게 늘었다. 2018년엔 18000억원까지 급성장해 40여년1위를 차지하던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의 아성을 깼다.

강남점 주변에 면세점, 호텔 등이 위치해 함께 시너지가 된 것도 성장의 배경이다. 강남점은 JW메리어트호텔,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 등 고급호텔과 인접해 있다. 20187월에는 강남점 지하3층과 1~3층 일부에 면세점을 열어 외국인 손님을 끌어 모으는 역할을 했다. 신세계면세점이 문을 열기 전인20186월과 개점 이후인 20196월을 비교하면, 강남점의 외국인 매출은 90% 신장했다.

신세계가 업계 최초로 전문관을 마련한 것도 또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전문관은 편집매장처럼 특정 장르 상품을 함께 진열한 쇼핑 공간이다. 통상 브랜드별로 매장을 구성하던 관례를 깬 파격적 실험이었다. 강남점은 2016년 증축 이후 신발, 준명품, 아동, 생활 등 4개의 전문관을 열었고, 이들 전문관은 소비자들의 호응 속에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강남점은 또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3대 명품을 비롯해 다양한 명품 라인으로 프리미엄 수요를 잡은 것도 주효했다. 강남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전체 40%로 신세계백화점 평균 매출 비중의 4배 이상이다.

 

신세계영업이익, 이마트의 두배 규모

강남점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 한해 신세계 백화점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보면, 이마트의 두 배 규모다. 성과가 엇갈림에 따라 남매가 가진 주식 평가액도 역전됐다. 4CEO스코어에 따르면, 정유경 총괄사장이 보유한 주식의 평가액은 51698100만 원으로 같은 기간 정용진 부회장이 가진 주식 평가액 50391700만원을 넘어섰다.

두 남매의 성적표가 향후 그룹 승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는 어머니 이명희 회장으로,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각18.22% 씩 보유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지분 10.33%,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 지분 9.83%를 갖고 있다. 이명희 회장이 지분을 누구에게 주느냐에 따라 상황은 어떻게든 달라질 수 있다. 두 남매의 경쟁과 협력에 그룹의 미래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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