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회계관리제도 개혁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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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회계관리제도 개혁에 부쳐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47
  • 승인 2020.01.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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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수준 검토→‘감사’로 상향조정
1000억 미만 中企는 면제 바람직
비적정 의견 상장규정 완화 절실
제도 정착 때까지 감리 유예해야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풍요를 상징하는 쥐의 해를 맞아 재계의 기대감도 높다. 하지만 2019년을 뜨겁게 달궜던 회계개혁 이슈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금융당국의 여러 완화방안이 발표됐지만 기업들의 부담은 여전히 많은 편이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것 중의 한 가지가 내부회계관리제도이다.

상장사에 대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인증수준이 자산규모별로 순차적으로 검토에서 감사로 상향된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2019년 감사보고서부터 우선 적용되고 그 대상을 점차 확대해 2023년부터는 전체 상장사가 감사대상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인증수준이 감사로 상향되면 감사인의 내부통제 검증절차가 검토수준보다 강화될 것이다. 기업은 이를 대비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고도화를 위한 용역을 진행해야하고 재무제표 감사비용에 더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비용을 추가 지불해야한다. 더욱이 앞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범위가 해외 종속기업을 포함한 연결로 확대되므로 큰 혼란이 예상된다. 이러한 혼란을 피하고 회계개혁의 안착을 위해 코스닥 중소기업에 다음과 같은 내부회계관리제도 관련 완화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자산규모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의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면제해야한다. 코스닥상장법인의 66%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인적·물적 역량이 대기업에 비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동일한 기준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고도화를 진행하고 감사를 받는다면 중소기업에게는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규모가 작고 사업의 복잡성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기존의 검토수준으로도 충분하다.

정재송(코스닥협회 회장)
정재송(코스닥협회 회장)

중소기업이 대기업 수준의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구축하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그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사베인스-옥슬리법(Sarbanes-Oxley Act of 2002)에 따라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제도를 2004년부터 도입했다. 미국의 경우 일정 규모 미만의 기업은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를 면제받는다. 국내 내부회계관리제도 모범규준은 미국의 모범규준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미국의 선례를 참고할 필요성이 있다. 중소기업을 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최초 도입한 시점에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비적정의견을 받은 기업의 비율은 15.9%에 달했다. 국내의 엄격해진 회계감사 기조와 미국의 케이스를 미루어볼 때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전환 시 비적정의견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스럽다.

둘째,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의견 관련 상장규정을 완화해야한다. 현재 코스닥상장규정에 따르면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 또는 감사 결과 비적정의견을 받게 되면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되며 비적정 사유가 2회 연속 발생한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이는 코스닥시장에만 적용되는 규정으로 유가증권시장과 비교해 차별적이다. 감사인의 인증수준이 아직 검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검토의견을 받은 코스닥기업은 30사에서 43사로 급격히 증가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가 시작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비적정 검토의견이 증가한 것은 강화된 회계감사의 기조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시장과 유가증권시장 간 해당 상장규정 차이 때문에 코스닥상장법인에게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므로 코스닥기업의 상장유지부담 경감 차원에서 해당 규정의 폐지가 필요하다.

셋째, 금융당국은 새로운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시장에 올바르게 정착할 때까지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리를 유예해야할 것이다. 기업과 감사인 모두에게 내부회계관리제도 감리에 대한 부담이 크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관련 사례가 누적되고 감사기법이 안정화될 때까지 감리를 유예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최초 감사도입 5년이 경과된 후인 2009년에 비적정의견이 4.0%가 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이런 사례를 감안한다면 새로운 제도가 안착할 때까지 최소한 5년 이상의 내부회계관리제도 감리 유예가 필요할 것이다.

외부감사법 개정 목적인 회계투명성 제고의 필요성은 기업 측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적용에 있어서는 중소기업의 현실이 적절하게 반영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회계제도 개혁이 점진적이고 합리적으로 진행돼 코스닥기업의 기업가치 및 회계투명성이 한 단계 향상되길 기대한다.

 

- 정재송(코스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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