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현(한국사회적기업학회 부회장/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최길현(한국사회적기업학회 부회장/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새해가 시작됐지만 기업인을 만나보면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뷰카(VUCA)시대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뷰카란 Volatility(변동성), Uncertainty(불확실성), Complexity(복잡성), Ambiguity(모호성)의 영문 머리글자로 사회나 경제정세가 그만큼 예측하기 곤란한 상황을 가리킨다.

변동성의 가장 큰 요인은 혁신이다. 혁신이 일어나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지고 변동이 심해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유망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도 새로운 추종 비즈니스가 나타나면 시장을 쇠퇴시켜 버린다. 200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국내 싸이월드는 2008년경부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 등으로 대체되면서 지금은 소수만이 이용하고 있다.

불확실성은 미래를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자연재해다. 과거에 유례가 없는 비정상적인 강우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여러 가지 예상하지 못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정치에서도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16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예측한 전문가들이 많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반대의 결과가 일어났다.

복잡성은 세계경제를 더욱 얽히고 설키게 한다. 대표적인 것이 각국의 법률, 습관, 문화이다. 승객과 차량을 이어주는 플랫폼인 우버택시는 세계 각국의 택시관련 법령과 정면으로 충돌해 불법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같은 식품이라도 소비자의 기호나 습관은 다양하고 종교에 의한 식재료의 선정도 복잡성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모호성은 경계구분을 더욱 모호하게 하고 있다. 모호성을 가져오는 대표적인 것이 사람들의 가치관이다. 사람의 가치관에 의해 소비자의 생각이나 움직임이 급격하게 바뀌기 때문에 과거의 전략이나 마케팅의 수법은 점점 통용되기 어려워지고 있다.

앞으로도 업계를 초월한 경쟁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무엇이 정답이 될 것인가가 모호해질 전망이다.

이렇듯 뷰카시대는 정답이 없는 예측불허의 사회이다. 이 때문에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인은 1+1=2과 같이 하나의 정답(목표)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2와 같이 복수의 답이나 여러 개의 목표를 가져도 괜찮다는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 버니스 매카시 박사는 4MAT 시스템을 통해 유연한 사고를 확장시키는 방법으로 Why를 통해 이걸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What을 통해 이중 어떤 것들이 사실인가?’, How를 통해 어떻게 그렇게 되는가?’, If를 통해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자주 던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많은 기업인들이 문제에 답을 구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해왔다. 이제는 답을 알고 있는 문제를 푸는 방법으로 공식을 외우거나 익혀서 답을 도출하는 패턴으로는 기업이 살아남기가 어렵다. 학교나 학원 등의 교육에서 가르쳐 주는 것은 답을 알고 있는 문제이지만 기업의 세계에서는 답을 알 수 없는 문제들이 더 많다. 특히 뷰카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떻게 만들어야 잘 팔릴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정형화된 정답은 없다. 그러나 살아남는 기업을 보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민한 행동으로 시행착오를 거듭해 팔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왔다. 여기에 덧붙여 앞으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답을 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사고방식과 외부변화와 기술 등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사고와 행동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상황이 바뀐 시점에서 비로소 대처법을 생각하는 것은 너무 늦다. 상황의 다양한 패턴을 항상 머릿속에 미리 그리면서 대처방안들을 준비해 놓아야 한다.

 

- 최길현(한국사회적기업학회 부회장/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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