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미세공정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1위 파운드리업체 대만 TSMC는 오는 4월 29일 북미 기술 심포지엄에서 자사 3나노 공정기술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3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의미하는데,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이 감소하고 처리 속도가 향상된다. 최근 공정 개발을 완료한 5나노 제품과 비교해 칩 면적을 35% 이상 줄일 수 있고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키면서 성능은 30% 향상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TSMC는 이달 실적 설명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사들과 3나노 디자인에 협업하고 있으며 공정기술 개발도 잘 돼가고 있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앞서 TSMC는 올해까지 5나노, 오는 2022년까지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으나 구체적인 기술 로드맵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처음 'GAA(Gate-All-Around)' 기술을 포함한 3나노 공정 로드맵을 공개하고 지난해 고객사에 설계툴을 제공, 이달 '최초 개발'을 공식화했다.

TSMC가 삼성전자처럼 GAA 기술을 채택할지, 혹은 기존의 핀펫 기술을 채택할지에 따라 이들 경쟁 구도 또한 달라진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만약 TSMC가 삼성전자와 같은 기술을 채택하게 되면 최신 반도체 물량을 사이에 둔 양사의 '3나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 업체 가운데 7나노 이하 미세공정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 단 2곳뿐이고, 7나노부터 3나노까지 삼성전자가 먼저 개발에 성공했다.

다만 양사 모두 3나노 반도체 양산 시점을 2022년으로 보고 있어 삼성전자가 미세공정에서 승기를 잡을지는 미지수다.

KDB미래전략연구소 강상구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3나노 공정을 먼저 양산할 경우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로부터 최신 반도체 물량 수주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달 3나노 공정 세계 최초 개발을 발표하면서 양산 시점이 1년가량 앞당겨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또한 TSMC가 올해 16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산에 속도를 내려는 모습도 읽힌다. 회사는 투자금액 중 80%를 7나노, 5나노, 3나노 등의 생산능력 확대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강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7나노 이하 미세공정 기술력 면에서 TSMC와 대등한 수준"이라면서도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에 있는 팹리스의 기술 유출 우려를 해소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작년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7.8%를 기록했으며 TSMC는 52.7%에 달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글로벌 시장 [연합뉴스 제공]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글로벌 시장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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