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재기정책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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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재기정책에 바란다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49
  • 승인 2020.01.2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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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이 세상에 수많은 성공한 기업가가 있지만 실패를 겪지 않고 한 번의 창업으로 성공에 이른 기업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사업을 창업해서 성공으로 만들어 간다는 것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이뤄진다는 것은 그동안의 수많은 사례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많은 창업 중에서 실패를 겪으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진 경우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만약 그들 실패자들이 실패를 겪어내고 다시 성공적으로 재기할 수 있었다면 우리의 경제상황은 더 좋아졌지 않을까.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성공에 관심과 성공사례의 소개와 그 분석은 많이 했지만 실패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성공 뒤에는 실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이라는 결과에만 주목하며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는 실패에 대해서는 소홀했다.

세계적인 창업 클러스터인 실리콘밸리에서도 성공한 창업가들은 수많은 실패를 겪었고, 스타트업의 성공률은 한자리 수로 낮지만 여전히 전 세계의 젊은이들은 창업에 도전하기 위해 실리콘밸리로 몰려들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의 실패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성공으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2009년에 처음으로 실패자들의 실패사례 공유 컨퍼런스인 페일콘(FailCon, Failure conference)이 개최돼 매년 10월에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도 페일콘을 벤치마킹 한 재도전 컨퍼런스를 2013년부터 개최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실패박람회 개최 등 다양한 실패극복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실패극복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패를 극복하고 재기하고자 하는 중소기업, 벤처창업자, 소상공인을 위한 재기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특히 소상공인정책에서도 시장 환경의 빠른 변화에 따른 소상공인의 폐업이 증가하면서 재기지원사업이 강화되고 있다.

중기부는 작년에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자생력 강화를 위한 ‘2020년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10대 핵심과제를 발표하고, 소상공인의 폐업 및 재기지원을 주요 핵심과제의 하나로 발표했다. 폐업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소상공인재기지원센터를 전국 30곳에 설치했고 앞으로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신용도는 낮지만,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폐업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재도전 자금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소상공인을 위한 재기지원사업들이 제대로 성과가 나타날 수 있으려면 다음과 같이 몇가지 주요 개선점을 살펴봐야 한다.

먼저,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에서 지원 대상 소상공인은 폐업 업체의 사업운영기간이 60일 이상이면 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는 두 달 만에 폐업을 하더라도 지원 대상이 된다면 것인데, 사업을 시작해서 두 달 만에 폐업을 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업으로 보기가 어려우며, 사업 시작에서 충분히 준비를 하지 않고 창업했다는 문제가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 대상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통해 개선 여지가 있는지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멘토링과 사업전환자금 지원을 위한 자격 요건에 E-러닝교육 10시간, 업종 전문교육 50시간을 포함한 재창업교육 수료를 조건으로 하고 있다. 당연히 재창업을 위한 교육은 매우 필요하지만, 그동안 많은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요건으로서의 교육은 때로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그 성과가 크지 않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따라서 이번 재창업 지원 사업도 그러한 요식 행위와 그 실효성에 대한 지적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재기지원사업과 함께 지자체의 재기지원사업도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사업의 중복성에 따른 효과 반감의 우려가 있다. 물론 사업의 중복성이 있더라도 수혜자가 이중으로 지원을 받는 것을 막아서 더 많은 대상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지원사업에 대한 이중 수혜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련 사업들에 대한 모니터링과 협업 체제를 구축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실패를 경험으로 해서 성공에 이를 수 있도록 재기를 지원하는 정책은 매우 중요하며, 이들 정책을 통해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임이 잘 입증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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