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전 미래학자 엘빈토플러는 오늘날 우리의 시대를 칭하는 “제3의 물결”이라는 책을 내놓으면서 지식정보의 빈부가 권력이동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 예언했었다.
그는 제3의 물결은 원시적 노동과 굴뚝으로 부를 축적하던 제1, 2의 물결을 타고 넘어올 대변혁의 물결이라 규정했고, 오늘날 우리는 그 위대한 예언자의 주술에 걸린 것처럼 거대한 정보의 물결이 일렁이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

‘모방이 발명의 어머니’로 변천

정보의 이동은 너무나 빨라서 오늘 아침에 발간된 하버드대학의 신간 서적이 그날 오후 서울의 대학생들에게 강의될 정도이고, 상해의 싱바커카페(星巴克.스타벅스의 중국어 번역)가 미국의 스타벅스(starbucks)를 모방했다해 피소됐다는 인터넷 뉴스를 바로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들은 정보의 초고속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의 범람과 섬광 같은 흐름은 고맙게도 우리에게 모방의 미학(?)을 가르쳐주고 있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일까? 모방이 발명의 어머니일까? 아니면 모방은 필요악일까?
아마도 필요(needs)보다는 모방이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오늘날 정보화 사회에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자신의 과거기술을 바탕으로 창안한 새로운 발명도 윤리적으로는 타당하지만 그 발명의 모티브는 모방에서 온 것이고, 제3자의 기술을 모티브로 새로운 발명을 했다면 그것 또한 모방이 되는 것이다.
정보의 범람과 초고속 흐름은 권력의 향방을 좌우하는 생존의 문제여서 그것을 모방하는 것은 정도의 문제일 뿐이므로 금기시하기보다는 오히려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장려돼야할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그래서 특허법도 특허발명이란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법칙 위에 새롭게 존재하게 되는 고도(高度)한 자연법칙의 발명이라면 모방여부를 묻지 않고 발명특허로 인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기초산업의 첨병인 중소기업의 기술이 부가가치가 낮은 굴뚝산업으로 외면당하고 있다하더라도 그것들은 국가산업의 원동력임을 부인할 수 없고 당연히 산업인프라로 육성돼야 할 것이다.

정보화 사회에선 지적재산

중소기업이 지식정보를 지배하고 모방을 미학으로 추구할 때 우리는 비로소 고용이 있는 성장을 구가하면서 지루한 1만 달러 시대를 넘어서게 될 것이다. 나아가 “변화하지 아니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진화론적 명제를 받아들이고 “모방의 미학”을 사훈으로 내걸 때 제3의 물결은 우리에게 보다 많은 지적재산을 선물하게 될 것이다.
‘Post-it’이라는 세기적인 발명품으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기업, ‘쓰리엠(3M)’을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최 석 원
씨앤엘특허법률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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