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감염증 영향’ 발표
1~4월 관광수입 약 3조원 감소
연간 최대 0.2%P 성장률 후퇴

전문가들 ‘내수시장 위축’ 진단
도·소매 성장률 6년만에 최저
1분기내 종식되면 영향 제한적

중국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 무역분쟁에 이은 신종 코로나라는 또 다른 리스크다. 세계은행(WB)과 글로벌 신용평가사, 경제 분석가 등은 1분기 중에 이 같은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주요 기관들이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해외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의 경제 연구소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신종 코로나가 올해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증가율을 0.5~1%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9~5.4%로 낮게 전망했다.

시티그룹도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5.8%에서 5.5%, 매쿼리도 5.9%에서 5.6%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UBS6%에서 5.5%로 전망치를 낮췄다.

해당 기관들은 신종 코로나가 중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1분기에 즉각적인 반응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쿼리는 이에 중국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5.9%에서 4%로 낮췄다. 특히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5.5%에서 3%로 하향조정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 0.7% 감소 분석도

특히 국내 실물 경기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 확산이 되며 직격탄을 맞고 있다. 통상 중국의 국내총생산(GDP)1% 감소할 경우 그 여진이 한국 GDP0.2%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될 정도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국내에 급속도로 퍼질 경우 수출과 소비 위축으로 올 1분기에만 한국 경제성장률이 최대 0.7%포인트 감소할 것이란 분석 결과도 나왔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01분기부터 20184분기 기간에 중국 경제 둔화에 따른 국내 경제 영향을 살펴본 결과, 중국 GDP1% 하락하는 충격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은 1분기에 0.5% 감소하고 4분기 동안 영향이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GDP 1% 감소 충격은 1분기에 우리나라 GDP0.2% 감소시키며 역시 4분기 내내 충격이 이어진다.

특히 중국 수출 변동은 한국의 대중 수출과 GDP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중국 수출이 1% 감소하는 충격 발생 시 한국의 대중 수출은 1분기에 0.7% 감소하고 3분기 동안 영향이 지속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수출 1% 감소 충격은 국내 GDP1분기 0.2%, 2분기에는 0.3% 각각 감소시켰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 실물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중국 경제와의 연관성이 높은 국내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양꼬치거리가 평상시와 다르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양꼬치거리가 평상시와 다르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한국 경제 파급 영향분석에서도 국내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될 경우 올해 1분기 내국인의 국내 소비지출은 최대 0.4%포인트 감소하고, 국내 명목 수출액은 약 1500025000만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1~4월 외국인 관광객은 최대 2021000명으로 관광수입은 최대 29000억원 감소하며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6~0.7%포인트, 연간 최대 0.2%포인트 하락압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이슈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경제심리 위축 방지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 필요하다시장 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효과적인 경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내수시장 충격으로 자영업자 급감 염려

가장 우려되는 건 내수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다녀간 곳은 손님이 뚝 끊겨 유령도시가 됐다는 자영업자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주요 백화점은 물론 스타벅스 등 대형 커피숍들도 휴점과 매장 단축영업 등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내수시장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와 비슷한 규모의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르스는 20155월 처음으로 확진 환자가 나온 뒤 그해 연말에야 공식적으로 종식 선언이 나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IMF) 직후인 1999(0.8%) 이후 최저치인 0.7%를 기록했다.

특히 당시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컸다. 2015년 한 해 자영업자는 98000명 줄었고 특히 영세 자영업자라고도 불리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26000명 급감했다.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는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역시 이미 상황이 좋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표적인 내수 업종인 도·소매와 숙박·음식점업의 지난해 성장률은 1.1%로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1.0%)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았다.

문제는 한국 경제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부터 바닥을 걷고 있었다는 점이다. 올해 초부터 미·중 무역갈등 같은 부정적인 대외 여건이 사그라지면서 반등 계기를 찾고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란 예측도 나왔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로 장기 불황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65년 이래 처음으로 월별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일각에선 디플레이션(경기 침체로 물가가 장기간 하락하는 현상) 우려마저 나왔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메르스 이후 가장 낮은 0.4%였다.

전문가들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종식 시기가 한국경제의 최대 변수라고 지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1분기 중 진정된다면 급감했던 소비, 수출이 다음 분기 반등하며 연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이 사태가 1분기를 넘어 장기화된다면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신종코로나가 1분기 중 확산세가 멈추고 안정된다면 연간 경제성장률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과거 메르스 사태, 미국의 기록적 한파 시 일시적 성장률, 소비 둔화를 보였지만 해당요인이 해소되면 감소한 소비가 다음 분기로 이연·반등돼 결과적으로 전체적 성장은 상쇄되는 패턴이 있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 역시 1분기 미뤄졌던 생산이 2분기 공장가동률이 확 올라가면서 전체적으론 연간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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