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이트] 쿠캣, 지구촌 입맛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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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쿠캣, 지구촌 입맛 홀리다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50
  • 승인 2020.02.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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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동영상 인기 업고 F&B 사업 날갯짓

군침 유발 먹방세계로 하이킥

쿠캣은 1세대 푸드 콘텐츠 기업이다. 국내 최대 푸드 커뮤니티 오늘 뭐 먹지?’와 레시피 동영상 채널 쿠캣70여 개 푸드 채널을 운영 중이다. 1분 안팎의 음식 레시피 영상을 비롯해 다양한 푸드 콘텐츠로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3000만 구독자를 기반으로 쿠캣은 지난해 오프라인 F&B 사업에 진출했다. 간편식을 비롯해 개성있는 식품으로 PB상품을 출시한 것. 시장 반응도 기대 이상이다. 이들의 활동을 지켜보면 SNS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쿠캣은 2015년 이문주 대표와 윤치훈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손잡고 세운 회사다. 이문주 대표는 고려대 대학시절 모두의 지도를 창업했다. 키워드 검색에 맞춰 카페나 음식점 등을 추천해주는 앱이었다. 모두의 지도는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수익 모델이 없어 곤란을 겪었다.

윤지훈 CMO는 당시 그리드잇 대표로 오늘 뭐 먹지?’를 운영하고 있었다. ‘오늘 뭐 먹지?’는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다양한 음식과 맛집을 소개하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광고 수익을 얻는 것 외에 사업을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각자의 고민을 갖고 있던 둘은 2015년 투자자 멘토링 모임에서 만나 의기투합, 오늘의 쿠캣을 만들었다.

창업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삼겹살 동영상을 올린 것이다. 삼겹살이 지글지글 기름에 익어가는 모습이 담긴 15초 짜리 동영상을 당시 200만 명이나 봤다. 푸드 콘텐츠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양질의 푸드 콘텐츠 양산

푸드 콘텐츠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소위 먹방은 우리나라에서 시작했지만 ‘Mukbang’이란 단어는 세계적인 고유명사가 됐다. 음식을 맛깔 나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먹방은 아직도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단골 아이템이다. TV에서도 맛있는 녀석들’ ‘냉장고를 부탁해와 같은 음식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수백 개 푸드 콘텐츠가 매일매일 SNS에 쏟아지고 있다. 휘발되는 콘텐츠 사이에서 쿠캣은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우선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쿠캣은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힘썼다. 직원들 중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절반을 넘는다. 제작 전용 스튜디오를 갖춘 것은 물론, 하나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촬영, 편집, 푸드 스타일리스트 등 10명 이상의 전문가를 투입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감각적인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구독자가 참여하는 것도 특징이다. ‘오늘 뭐 먹지?’의 경우, 구독자 제보를 받아 맛집 탐방을 진행한다. 다른 채널에서도 구독자들이 기획 단계부터 영상 제작에 이르기까지 함께 참여하곤 한다. 덕분에 쿠캣은 구독자들의 취향을 자연스레 파악하고, 구독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제작할 뿐 아니라, 더 많은 구독자를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됐다.

쿠캣은 SNS 전문가 답게, 플랫폼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맛집 정보와 외식업계 뉴스 등 정보 영상을 위주로 올리고 있다. 페이스북이 정제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적합한 플랫폼이라고 판단했다. 인스타그램에는 강렬한 비주얼을 담았다. 사진 플랫폼이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짧고 임팩트 있는 비주얼에 무게를 뒀다.

그래서 깔끔한 쿠킹 레시피 영상을 올리거나, 디저트 맛집처럼 비주얼이 강한 음식점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채웠다. CF처럼 감각적인 영상미를 구현하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들은 보다 깊이 있는 콘텐츠를 선호한다. 이에 맞춰 쿠캣은 10여분 짜리 기획물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레시피 영상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시작은 우연이었다. 2015오늘 뭐 먹지?’식빵 치즈스틱 만들기영상을 올렸는데, 하룻밤 만에 1백만 뷰를 넘겼다. 현재 누적 조회수는 1억뷰에 이른다. 더욱 흥미로운 건 댓글 상당수가 영어로 작성됐다는 점. 외국인들이 반응했다.

영상을 보면, 조리하는 사람 얼굴도 나오지 않고, 대사도 자막도 없이 배경 음악만 흐르는 가운데, 조리 과정만 클로즈업해 보여준다. 이 영상을 통해 이문주 대표는 푸드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겠다는 영감을 얻었다. 이를 계기로 레시피 동영상을 전문으로 하는 채널 쿠캣을 만들었고, 베트남, 태국, 홍콩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채널로 확장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해외 구독자수는 2000만 정도에 이른다. 쿠캣 홍콩 채널은 홍콩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푸드 채널로 자리잡았다. 2018년엔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이트와 함께 코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콘텐츠 넘어 F&B 사업 확장

동영상 채널이 어느 정도 궤도에 이르자, 이문주 대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사업초기부터 구상해둔 스텝이다. 애초에 동영상 콘텐츠 만으로는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중간 광고나 네이티브 광고성 콘텐츠로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동영상 채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수준으론 만족할 수 없었다. 이문주 대표는 더 큰 수익에 목말랐다.

쿠캣은 지난해 4쿠캣 마켓을 오픈, PB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았다. 간편식을 비롯해 다양한 음식 제품을 선보였다. 온라인 사업모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으로, 콘텐츠 제작을 넘어 F&B 사업으로 확장한 것이다.

나름 계산이 섰다. 국내 100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판매에 자신이 있었다. ‘오늘 뭐 먹지?’나 쿠캣 채널을 통해 제품을 노출시키면, 자연스레 제품 구매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콘텐츠 채널에 쿠캣마켓 구매 좌표를 제공할 수 있고, 반대로 쿠캣마켓 내에선 다양한 푸드 영상 콘텐츠를 보며 구매에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상품 구성도 최적화 시킬 수 있었다. 쿠캣은 푸드 콘텐츠를 제작하며 2030 젊은 세대들의 기호와 선호도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콘텐츠 기획 제작 단계부터 구독자의 입김이 녹아있는 만큼, PB상품 역시 밀레니얼 세대의 입맛에 적중했다. 저렴하지만 특별하고,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족집게처럼 집어냈다. 꼬막장, 딱새우장 등 쿠캣의 PB상품은 월 3억원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한국판 악마의 잼으로 유명한 발라즈 스프레드는 대만과 싱가포르, 몽골, 태국 등으로 수출됐을 정도다.

가성비도 좋다. 자체 브랜드 제품만으로 제품군을 구성해 유통 단계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기존 SNS 채널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쿠캣마켓에선 현재 간편식, 디저트, 다이어트와 건강 식품 등 40여종 식품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가입자수는 37만명, 월 평균 매출은 25억원에 이른다. 이문주 대표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였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오프라인 진출

오프라인 매장도 세워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오프라인 스토어를 오픈, 매달 5~10개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식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PB상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유명 조리기능장을 영입해 보다 깊은 맛을 내는 간편식을 개발 중이다. 또 데이터 분석가를 영입해 사용자들의 동영상 시청 패턴과 제품 구매 패턴을 함께 분석하고 있다.

쿠캣의 약진을 대기업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를 홍보하기 위해 쿠캣과 함께 인증샷 이벤트를 열었다. 삼양식품은 쿠캣과 함께 신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쿠캣에 10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콘텐츠를 넘어 F&B. 국내를 넘어 세계로. 쿠캣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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