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제언…여러 비즈니스 중 복구 우선순위 미리 매겨야

“최선을 바라되 최악에 대비하라(Hope for the Best but Prepare for the Worst)”, 이번 중국발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 사태에 직면한 기업 경영인들께 가장 하고 싶은 메시지다. 여기에는 무조건적인 낙관론과 비관론 모두를 경계하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2020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서도 전염병(Infectious diseases) 대유행이 주목해야 할 10대 리스크로 강조됐다. 그런데 전형적인 Low Likelihood, High Impact의 특징, 즉 발생가능성은 낮지만 발생 시 매우 큰 경제, 사회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전염병이 발생한 이후 보건방역 시스템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SARS, 지카, MERS와 같은 신종 전염병의 발생에 대한 전세계의 보건 시스템들은 아직 대비가 덜 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195개국을 대상으로 최초의 종합 보건 안전 대응 능력에 대한 평가에서 여전히 근본적인 약점들이 발견됐다. 즉, 어떤 나라도 전염병이나 전염병을 다룰 준비가 완전히 되어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으로 전염병 위기의 사회적, 경제적 영향에 대한 집단적 취약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염병 대유행은 다른 재해, 재난과는 그 특성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많은 차이점이 있는데, 대응을 준비하는 기업 경영자들은 다음을 유념해야 한다.

(1) 영향 기간: 지진, 홍수, 대형화재 등의 재해는 수일 또는 심하면 수주 간 기업 업무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전염병 창궐은 한번 유행하면 최소 8주 이상 지속하는 경우가 많으며, 감염확대기→만연기→회복기를 거치더라도 소강기 이후 제2파, 제3파 등으로 몇 차례 대유행이 지역을 옮겨가며 반복한다.

(2) 피해 대상: 일반적으로 재해가 발생하면 건물, 장비, 시스템, 네트워크, 물자 등 물리적 자원 손실이 피해의 대부분인데 비해, 전염병 대유행은 직접적으로 인적자산인 임직원 피해 (감염률 25% 이상, 임직원 결근율 최대 40% 이상까지 최악의 상황 가정)가 전부다.

(3) 피해 범위: 재해가 발생하면 보통 특정 지역에 극심한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동일 재해권이 아닌 대체사업장소 등을 활용하여 업무재개가 가능한 반면, 전염병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다른 거점 업무지역이나 대체인력의 활용이 불가능해 정상상태로 업무복구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즉, 광범위하게 많은 지역이 동시다발적으로 아니면 순차적으로 전염돼 물자, 장비 등 자원을 타 지역, 국외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도 기존 재해로 인한 영향, 피해와 많은 차이점을 보일 수 있다.

(4) 업무 정상화의 어려움: 비즈니스연속성관리(BCM, 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가 도입된 기업은, 재해가 발생하면 업무중단 시간이 고객 접점에 있는 주요 비즈니스는 빠르면 수 시간 정도에서, 그리고 지원, 기획을 하는 비즈니스는 수일 내에 정상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전염병 대유행의 상황에서는 영향 지속기간, 범위 등으로 인해 업무재개 우선순위가 밀려있는 비즈니스가 몇 개월씩 중단된 상태로 계속되면서, 결국 빨리 복구된 중요 비즈니스에도 결과적으로 지장을 주게 돼 추가적인 업무중단 비즈니스가 속출할 수 있다.

(5) 사회적 재난의 특성: 일반 재해의 경우에는 비즈니스영향분석(BIA, Business Impact Analysis)에 따라 기업이 수행하는 여러 비즈니스 중 복구 우선순위를 미리 매겨 미리 준비한 순서에 따라 업무를 정상화하면 된다.

그러나 전염병 유행 시에는 임직원과 고객을 포함한 회사의 주요 이해관계자로 감염 확산, 그리고 사태가 장기화되는 경우, 사회적 재난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기업경영에 있어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책임 이슈 까지도 고려해서 지속돼야 하는 비즈니스와 중단된 상태로 일정기간 계속되어야 하는 비즈니스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가 필요하다.

한국의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는 학습하는 회복탄력적 기업이 되라고 주문하고 싶다. 모든 개별적 사건, 사고, 훈련, 위기일발, 우발 사건에 대한 시나리오 기법의 적용 등 회복탄력성을 위한 작은 활동들이 모여 기업의 경계심을 고취시키고 위기에 더 잘 대비할 수 있다. ‘회복탄력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음 5가지의 요소를 갖춰야 한다.

첫째, 예상치 못한 충격을 흡수하는 견고성(Robustness)을 지녀 혼란을 견디고 사건이 전체 시스템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둘째, 필수 잉여자원을 마련해 대규모 외부 충격에도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예비능력(Redundancy)을 지녀야 한다.

셋째, 창의성과 혁신을 토대로 융통성(Resourcefulness)을 통해 위기 상황에서 즉흥적인 기민함을 발휘해야 한다.

넷째, 신속하게 상황 파악을 하는 대응력(Response)을 길러 주요 이해관계자 간의 빠른 의사소통과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다섯째, 사건 발생 후 상황 변화에 적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 역량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회복력(Recovery)을 갖춰야 한다.

 

#요시 셰피 교수는...

현재 MIT 교수로 트랜스포테이션, 로지스틱스 연구센터 및 공급망관리 프로그램 디렉터 (Director, MIT Center for Transportation & Logistics, MIT Supply Chain Management Program)이다.

기업 리스크, 위기 분석과 공급망 관리, 시스템 최적화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어젠다와 많은 글로벌 기업 리스크관리를 자문하고 있다. 그의 주요 연구와 저서들은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등에서 자주 인용될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무엇이 최고의 기업을 만드는가: 리질리언스, 기업 위기 극복의 조건(The Power of Resilience)>이 번역됐고 <지속가능경영: 불확실성 시대의 기업 생존, 혁신과 성장전략(Balancing Green)>이 올해 소개될 예정이다.

<칼럼 번역 : IBM Resiliency Services 류종기 실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