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활력저하와 급변하는 환경으로 우리 중소기업은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중소기업 경기 저하가 매우 심각해 장기 침체 진입을 우려할 정도이다.

중소기업의 생산과 가동률은 감소하고 재고는 증가하는 명확한 불황형 경기지표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 경기는 2017년 상반기 최고점 이후 2년 이상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소기업 생산지수는 2017년 상반기 107.4에서 2019. 1096.8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재고지수는 102.2에서 113.6으로 높아졌다. 중기중앙회 조사에 의하면, 2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는 지난 1월보다 0.1p 떨어진 81.22개월 연속 하락했다.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소장)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소장)

소규모 기업이 밀집된 수도권 산업단지의 가동률 저하는 더욱 심각하다. 남동·반월·시화 단지의 평균 가동률은 201676.7%에서 최근(20191~10)67.6%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제조경기 둔화, 가동률 하락과 맞물려 소극적 설비투자또한 지속되고 있다. 중소설비투자 BSI(100기준, 초과시 양호, 미만시 악화)201795.4에서 지난해 1190.0로 낮아졌다. 소상공인은 취약업종인 음식점과 소매업을 중심으로 여전히 저조한 경기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은 어떠한가. 저금리 효과, 은행간 대출 경쟁 등으로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은 소폭 개선되고 있으나 향후 양극화 심화가 예상된다. 최근 신용위험지수 증가, 은행의 대출태도 강화 현상이 관찰돼 향후 자금사정의 양극화, 신용도 낮은 기업의 금융 접근성 악화가 우려된다. 대다수 중소기업은 전통적 자금조달 수단인 대출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 IPO·유상증자 금액은 201829000억원으로 중소기업 대출순증(376000억원)7.7%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기 난국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래전에도 중소기업 경기가 좋았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그러면 왜 그럴까. 중소기업 혁신 성장을 위한 건강한 생태계가 조성되지 못한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성장을 통해 한국경제가 지속적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경기를 극복하고 탄탄한 성장경제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우리경제의 지속 성장은 결국 중소기업 혁신성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은 기업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금융은 금융대로 혁신을 외쳐 왔지만 과연 이들이 톱니바퀴처럼 탄탄하게 맞물리며 유기적인 역할을 해왔는지 반성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3대 혁신의 길을 제시하면, 우선 혁신성장이다. 변화의 시대에는 중소기업은 기존 방식과 행태로는 생존할 수 없고 발전할 수 없다. 대기업 의존적이고 국내시장에 한정하며, R&D 개발 없이 현실에 안주 하지는 않은지 되새겨 봐야 한다. 혁신 창업, 혁신 성장, 혁신 재도전 등 생애주기별로 끊임없이 혁신 성장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및 경영과 혁신 기술 개발 등으로 성장하는 길로 나서야 한다. 중소기업은 스마트 공장, 스마트 서비스로 거듭나고, 사회적 책임과 바른 경영 등도 적극 추구해 나가야 한다.

둘째, 혁신정책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정책은 어느 나라 보다 잘돼 있고, 다양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정책도 현장 변화를 읽고 중소기업이 혁신성장 하도록 정책적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제는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정책, 선택·집중 정책, 시대적 변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대비하는 정책, 규제 혁파 등 정책의 혁신이 필요하다.

셋째, 혁신금융이다. 금융은 인체의 피와 같다. 그러므로 혁신의 핵심 또한 혁신금융이 될 것이다. 금융 수요에 맞는 자금의 원활한 공급뿐만 아니라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고 융자 중심 지원에서 투자, 모험자본 공급을 점차 확대해 가야 한다. 중소기업 맞춤형 기술금융과 일괄담보제도를 더욱 활성화 시켜야 한다. 시장에서 소외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따뜻한 포용금융도 골고루 퍼져 나가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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