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동향] 장난감 기업 마텔의 고민

마텔의 대표적 장난감인 바비 인형.

 

마텔은 대표적인 장난감 제조사다. 바비 인형과 미니 자동차 핫 휠스, 유아용 장남감 피셔 프라이스, 꼬마 기관차 토마스와 친구들이 마텔의 주력 브랜드들이다.

일반인들의 예상과 달리 마텔은 오랫동안 침체 상태를 겪었다. 2016년에는 디즈니 공주 인형 제작이라는 수익성 있는 라이선스를 경쟁사 해즈브로에 뺏겼다. 부채가 늘고 매출은 하락했다.

2017년 토이저러스의 파산과 뒤를 이은 청산작업은 장난감 업계에 큰 타격을 가했다. 마텔 매출액은 201460억달러에서 201845억달러까지 하락했다.

극적으로 작년 10월말, 마텔은 3년 만에 최초로 분기별 현금흐름 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매출은 2분기 연속 성장했다. 2013년 이후 처음 거둔 성과였다. 마텔은 기존 보유 제품들을 능숙하게 판매하긴 했지만, 몇 년간 진정한 의미의 히트작을 내놓지 못했다.

마텔 CEO 이논 크라이스(Ynon Kreiz)는 이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비용 감축이다. 크라이스는 마텔의 13개 공장 중 12개를 매각할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팔린 공장은 한곳뿐이다.

마텔이 고용한 직원은 공장 최대 가동 시 4만명에 달한다. 반면 마텔과 비슷한 매출을 기록하지만 주가가 3배나 높은 경쟁사 해즈브로의 직원 수는 6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이에 CEO로 부임한 크라이스의 첫 행보는 바로 인력을 22% 감축한 것이었다.

이논 크라이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그가 지재권의 가치화(IP monetization)’라 부르는 마텔의 미디어 기업화다. 마텔은 수 년 간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초기 핫 휠스 프로젝트는 할리우드 곳곳에서 회자됐지만,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영화 제작의 매력은 단순 명료하다.

장난감 매출을 끌어올리고, 잊힌 브랜드에도 의미를 부여해 준다. 장난감 제조사들은 영화 수입의 적은 비중만을 가져갈 뿐, 큰 몫은 영화사와 배급사에 돌아간다. 그러나 영화가 인기를 끌면, 관련 상품 매출까지 들썩이는 것은 자명하다.

마텔은 적어도 4곳의 다른 영화사와 8개의 영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마텔의 가장 중요한 브랜드인 바비 인형과 핫 휠스는 판매 실적이 좋다. 특히 이 두 개 브랜드가 장편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상징으로 따지면 바비만큼 중요한 브랜드는 없다.

60년 된 브랜드 바비는 여전히 마텔 매출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또한 바비 인형은 세계 문화를 반영하며, 오랫동안 진화해왔다. 창의적으로 바비 브랜드를 관리하는 마텔의 딕슨은 우리 인형 사업의 50%기존과는 다른모습을 하고 있다. 백인이 아닌인형들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놀라운 히트 제품은 K팝 밴드 BTS의 모습을 한 바비 인형들이다. 바비의 오랜 친구 켄 Ken처럼 BTS 멤버들도 모두 남자다(마텔은 최근 최초의 중성 인형을 출시했으며, 이 새로운 라인은 크리에이터블 월드(Creatable World)’로 불린다).

크라이스가 마텔의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 디즈니는 늘 평가 기준이 된다. 이 두 기업의 전략은 정반대다. 크라이스에 따르면 마텔은 장난감 부문 밖에서브랜드를 활용하는 반면, 디즈니는 멀티미디어 스토리와 캐릭터를 활용해 이를 높은 가치의 상품으로 전환시킨다.

그러나 그는 여정의 출발점은 서로 다를 수 있다고 강조하며, 마텔에는 디즈니에 없는 강력한 캐릭터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그는 과거 두 번이나 그랬던 것처럼, 기업을 디즈니에 매각할 것인가? 이에 대해 원칙주의적인 CEO는 예측 가능한 답변을 한다. “지금 시점에서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마텔을 경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 현재 그가 동화 같은 해피엔딩에 초점을 두고 있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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