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장관 “에버그린의 착한 마스크 가격정책이 ‘코로나19’ 극복 씨앗 돼”
수출中企에 1만장 기부한 이승환 에버그린 대표 “폭리 없이 기존 가격 유지”
마스크 협동조합 필요성 제기...김기문 중앙회장 “조합은 국가가 보호·육성”

18일 오후 경기 안양시 소재 착한 마스크기업 '에버그린'에 방문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오른쪽 두번째)이 마스크 생산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상태 기자)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 앞장 서는 ‘착한기업’이 있어 화제다.

지난 18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소재한 마스크 제조기업인 에버그린을 방문해 이승환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을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최창희 공영쇼핑 대표 등이 함께 했다.

이날 이승환 대표는 “지난 24년 동안 마스크를 생산하면서 마스크 품귀 대란은 8번 정도 겪었다”며 “중국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때 보다 이번 코로나19의 구매 강도가 훨씬 강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생산업체에서는 제품가격을 인상하는 등 이윤을 남기기 좋은 기회지만, 이승환 대표는 사익을 채우는 유혹을 뿌리치고 국익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제품 가격을 올리고 싶지 았았냐”는 물음에도 이승환 대표는 “좋은 일을 위해 마진을 많이 남기지 말고 국민들에게 부담없는 가격으로 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에버그린의 도매가격은 기본형 마스크 1개에 1000원 가량에 납품된다. 이는 경쟁 마스크업체 대비 20~30% 가까이 저렴한 편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에버그린의 도매가격은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기 전의 가격을 거의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환 대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월 중에 본사 공장을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려던 계획도 잠시 멈췄다. 박영선 장관은 “듣기로는 4000평 규모의 부지에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고 새로 이전하려고 했는데, 이번 국가 위기를 계기로 마스크 생산 공백을 남기지 않기 위해 기존 안양 공장에서 열심히 생산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에버그린의 숨은 노고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씨앗이 된 것 같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에버그린은 현재 안양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면서 생산량을 2배 가까이 내고 있다. 에버그린은 마스크 생산시설, 포장시설, 연구시설 등으로 구분해 가동 중이며 매일 20만장 정도를 생산한다.

에버그린 관계자는 “야간에도 근무하고, 생산시설은 밤낮없이 운영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생산공장 등에서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는 ‘특별연장근로’가 인가되면서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비상가동이 한창이다.

특히 에버그린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초창기부터 중소기업을 위한 마스크 긴급 지원도 마다하지 않는 등 국가의 위기극복을 위한 선봉장에 섰다.

박영선 장관은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지난 1월 마스크 공급물량과 관련해 논의를 했는데, 이 이야기를 전달받자마자 이승환 대표가 중국 진출 기업을 위해 써달라며 중기중앙회를 통해 1만장을 전달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중국 최대 명절이 춘절을 마치고 현지 공장의 가동 이야기가 나오면서 중국 정부는 “생산시설에 마스크가 있거나 마스크를 전달받을 예정이라는 공문이 없으면 공장 가동이 안 된다”는 원칙을 세우는 바람에 우리 수출 중소기업은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었다.

에버그린의 마스크 1만장이 중국 현지에서는 큰 물량 지원은 아니지만, 현지 우리 중소기업들에게는 공장 재가동의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이다.

박영선 장관은 “특히 현대자동차 산둥성 공장이 긴급하게 마스크가 필요했다”며 “그런 와중 에버그린이 마스크를 지원해 준 덕에 최악의 상황을 막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에버그린의 마스크는 세계가 인정하는 품질 경쟁력을 갖췄다. 이승환 대표는 “마스크 제품마다 붙는 KF(코리아 필터)라는 이름은 이미 해외시장에서 K-팝 등과 같이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소재 마스크 생산업체 '에버그린'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왼쪽)과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김상태 기자)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도 “에버그린의 제품이 워낙 인기가 좋아 월마트와 H마트처럼 대형 유통 업체들과 계약한 걸로 알고 있다”며 “이렇게 국가가 인증(KF마크)한 중소기업을 정부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96년에 설립된 에버그린은 순수 국내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최초 마스크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유럽, 미국, 호주 등 세계 5대 글로벌 인증도 취득했다. 순면 재질을 마스크 내부(피부와 닿는 부분)에 접합한 기술은 세계에서도 에버그린이 유일하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마스크 협동조합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기문 회장은 “협동조합은 기본적으로 생산, 물류 등 공동사업에 나서기 쉽다”며 “국가가 보호하고 육성하는 협동조합은 이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장관도 “중기부와 중기중앙회가 시행 중인 수입 원부자재 공동구매제도를 쉽게 이용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중기부 협동조합 가입 신청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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