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아차 일부 공장, 몇일째 휴업 이어져
르노차, 정상 생산 중이지만 노사 분규가 발목

국내 완성차 업계가 중국산 부품 부족과 함께 노사 분규, 설비 문제까지 겹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일부 공장은 자동차 생산을 멈추고 휴업을 이어간다.

차량에 들어가는 배선 뭉치인 와이어링 하니스 등 부품을 만드는 중국 공장들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이후 조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생산이 충분치 않아 공급이 불안정한 탓이다.

현대차는 17일 울산 전 공장의 생산을 재개했으나 울산 1공장의 경우 다음날인 18일부터 이날까지 휴업을 연장했다. 이에 따라 벨로스터, 코나 등 차종이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울산 2공장도 21일 하루 휴업한다.
울산 2공장은 제네시스 GV80를 비롯해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조립하는 곳이다.

지난달 출시 이후 2만대 넘게 계약이 이뤄진 GV80나 계약에서 출고까지 8∼9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팰리세이드의 생산 속도 조절을 해야 할 만큼 와이어링 하니스 등 중국산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다.
전주공장 트럭·버스 생산라인도 17일부터 이날까지 휴업한다. 현대차는 21일 이후 라인별 가동 시점도 유동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아차는 화성·광주1·광주2 공장의 가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광명 소하리·광주3 공장은 이번 주 내내 문을 닫는다.
소하리공장의 경우 10일부터 시작한 휴업이 연장에 연장을 거듭해 21일까지 계속될 예정이어서 꼬박 2주일 동안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
소하리공장에서는 카니발, 스팅어, K9, 스토닉 등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소하리공장 조업 재개 시점은 21일 이후 다시 결정한다.
광주 3공장의 봉고·트럭 생산라인도 이번 주 내내 휴업이다. 3공장 역시 휴업 종료 시점이 당초 14일에서 19일로, 또 21일로 뒤로 밀렸다.

르노삼성차는 이달 11∼14일 와이어링 하니스 등 부품 부족으로 나흘간 휴업한 것을 제외하면 정상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노사분규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2019년 임단협 협상을 벌여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부분파업과 부분 직장폐쇄 등으로 대치해왔다.

다음달 신차 XM3 출시를 앞두고 1월 말 노사가 한 걸음씩 양보해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하면서 집중 교섭을 벌여왔지만,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줄면서 연간 생산량이 전년 21만대에서 16만5천대로 줄었고, 올해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다.
이 때문에 신차인 XM3의 유럽 수출용 위탁생산 물량을 배정받아 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이 큰 숙제다.

그러나 본사에서 노사분규를 이유로 신차 물량을 스페인으로 돌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미래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한국지엠(GM)은 와이어링 하니스 등 부품 공급 문제로 17∼18일 부평 1공장을 휴업한 데 이어 21일은 설비 문제로 휴업을 실시한다.

한국GM은 이날 부평 1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지만, 프레스 설비 점검 이슈가 있어 상황을 보는 중이라며 21일 휴업은 확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국GM은 이번 휴업은 코로나19로 인한 부품 문제는 아니며 제품 공급에는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