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두얼굴 에일&라거

퇴근 후 또는 모든 일과가 끝난 저녁에 맥주 한잔. 하루동안 고생한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보상 중 하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8년 국내 맥주 산업의 규모는 약 23000억원대로 2조원대인 소주보다 조금 더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맥주의 약 25%는 일본산 맥주였고,10년 가까이 수입 맥주 1위는 일본산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산 불매 운동이 맥주의 흐름도 바꿔놓았다. 일본산 맥주의 수입이 99% 가까이 감소하면서 그 자리를 노리는 많은 맥주회사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수많은 국내외 많은 맥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아는 만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맥주, 그 세계를 소개한다.

 

맥주를 구분하는 몇가지 기준이 있는데 효모를 발효 시키는 위치에 따라서 상면발효 맥주와 하면발효 맥주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상면발효한 맥주를 에일(Ale), 하면발효한 맥주를 라거(Lager)라고 부른다. 우리가 친숙하게 알고 있는 라거라는 단어가 여기서 나온 것이다.

상면발효는 전통적인 맥주 발효 방식이다. 15~25도 사이 상온에서 효모를 발효할 경우, 발효하면서 생긴 이산화탄소가 효모와 엉켜붙으면서 맥주의 상층부로 떠오르게 된다. 이렇게 엉켜붙은 거품들을 크라우젠(Krausen)이라고 부르는데, 이 단어를 활용한 맥주 이름들이 많다.

상면발효의 경우 효모가 액체위로 자연스럽게 뜨기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가 없다보니 고대 이집트나 바빌로니아에서도 그 기록을 찾을 수 있을 정도이다.

상면발효 맥주인 에일(Ale)의 특징은 발효가 많이 되다 보니 색이 짙고 향이 강하며 쓴맛이 특징이다. 알콜도수 또한 라거보다 높다.

대표적인 에일 맥주로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기네스, 벨기에의 호가든, 영국의 IPA(Indian Pale Ale)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수제맥주 열풍이 불면서 에일맥주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반면, 하면발효 맥주인 라거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 상면발효 보다 조금 더 낮은 온도인 약 5~15도 사이에서 발효를 시키다보니 상면발효 맥주에 비해 이산화탄소가 작게 발생해 상부로 떠오르는 크라우젠의 양이 작다. 에일 맥주에 비해 색이 옅고, 알콜도수 또한 낮고, 맛이 가볍고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19세기 중반 독일의 양조사인 조셀 그롤이 체코 필센(Plzen) 지방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양조 방식으로, 체코를 대표하는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이 여기서 탄생한 것이다. 대표적인 라거 맥주는 한국의 카스와 하이트,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중국의 칭따오, 미국의 버드와이저 등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왜 라거가 유행하게 됐을까? 한국의 대기업들은 한국의 여름처럼 더운 날씨에는 청량감을 강조하는 라거계열이 어울린다고 판단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대기업 2개사가 맥주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대기업들이 라거맥주만을 공급하다 보니 시장에도 주로 라거만 유통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약 140여개의 수제 맥주 브랜드가 있고, 세계 30여개국 330여종의 맥주가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많은 맥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다양하게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오늘 모든 일과가 끝난 후 여기 맥주 하나요대신 여기 에일이랑 라거 하나요는 어떨까? 인생이 풍요로워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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