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은 이미 심각한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는 상태다. 10여년간의 장기불황에 따른 수요 부진과 중국으로부터의 저가 상품 유입이 겹쳐 일본은 98년 이후 5년 연속 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독일 역시 과잉설비상태에서 경기회복이 늦어지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대에 머물고 있어 현재의 경기침체가 계속될 경우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향후 수년간 실질GDP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디플레이션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현진 수석연구원은 최근 ‘세계경제 디플레이션 우려감 고조'라는 보고서에서 주요 선진국의 동시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배경에는 주요 산업의 공급과잉에 있다고 분석했다.
90년대 미국의 장기호황과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생산이 확대된 결과 세계적 공급과잉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기준으로 세계시장에서 자동차는 30%, 철강은 15%, 조선은 10% 정도의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고성장속의 디플레이션이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국발 디플레이션이 전세계에 파급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02년 상반기 GDP는 전년에 비해 7.8% 증가했지만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0.8% 하락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디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는 원인을 ▲생산과잉 ▲방대한 실업인구 ▲농민의 수입감소 ▲관세인하로 인한 수입제품 가격 하락 등으로 분석하고 중국의 디플레이션은 생산과잉이라는 공급측면 뿐만 아니라 수요측면에서의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재무성 고위관리들은 중국이 더욱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채택하거나 위앤화의 평 가절상을 용인해 전세계적 차원에서 진행중인 디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동참해야 한다고 최근 주장했다.
일본 재무성의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재무관 등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중국은 디플레이션을 수출하고 있으며 그 여파는 인접한 홍콩과 대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국의 수출이 증가하고 美 달러화에 대한 고정 환율제로 인해 디플레이션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 “중국은 통화팽창정책을 통해 물가 하락세를 되돌리거나 위앤화의 평가절상을 용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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