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영화 ‘007시리즈’의 한 장면처럼 지구상공 수백㎞에서 지상의 움직이는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최첨단 위성용 카메라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지구상공 600㎞의 인공위성에서 70㎝크기의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초정밀 비구면 광학거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표준연 나노광계측 그룹의 이윤우 박사팀이 4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위성카메라용 광학거울은 직경 1m급으로 국내에서 제작된 비구면 광학거울 중에서 가장 크며 지구상공 600㎞에서 0.7m이하의 해상도를 구현한다.
우리나라는 아리랑 1호 위성 등에 5기 위성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외국에서 사왔거나 외국의 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것들이다.
아리랑 1호에 탑재된 위성 카메라의 경우 미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직경 125㎜인 비구면 광학거울을 사용, 지상 6m 크기의 물체를 한 점으로 인식하는 정도에 불과해 움직이는 버스를 구분하는 수준이다.
이에 비해 표준연이 이번에 개발한 광학거울은 인공위성에서 지상에 있는 사람이 중무장을 했는지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해상도를 구현하고 있다.
서울시내의 뒷골목의 상세한 모습은 물론 대형 건물·간판 등을 확인할 수 있고 도로의 중앙선도 인식하며 전시상황에서 인공위성이 지구상공 200㎞까지 내려오면 해상도가 더욱 높아져 사람의 얼굴이나 자동차의 번호판까지 식별할 수 있다.
이 광학거울은 위성 카메라 외에도 대형 천체망원경, 항공기·위성 추적용 레이저 시준장치, 환경관측용 광학 라이다를 비롯해 LCD(액정화면 표시장치), PDP 등 대형 평판 디스플레이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윤우 박사는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비구면 거울표면 전체의 형상오차 30나노미터(nm)이하의 표면가공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연구팀은 직경 1m인 광학거울을 형상오차 20나노미터 이하로 가공하고 측정함으로써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선진국의 기술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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