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이트] 세계로 뻗어나가는 K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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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세계로 뻗어나가는 K웹툰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253
  • 승인 2020.03.0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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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모 1조원대, 영화 못잖은 주류콘텐츠 자리매김

디즈니·마블 아성 넘보는 신 한류

코로나19로 나라 안팎이 비상이다. 공장은 멈추고 수출길은 막혔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반사이익을 보는 산업이 없지 않다. 지난 번 살펴본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는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또 다른 호재를 기대하는 건 온라인 콘텐츠 산업이다. 웹툰, 게임, 동영상 등은 온라인 쇼핑몰처럼 비대면(Untact) 산업이다 보니, 전염병 우려에서 자유롭다. 더구나 야외 활동이 자제되는 상황에서 온라인 콘텐츠는 레저 활동을 대체하는 엔터테인먼트로 기대를 모은다. 그중에서도 이번 주는 웹툰 산업에 주목해보자.

웹툰은 새로운 전기를 맡고 있다. 얼마전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4관왕에 올랐을 때, 콘텐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변화를 실감했을 것이다. 세계 무대가 활짝 열렸다. K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울 때다.

침소봉대하지 말자고? 천재 감독 한 명만 예외적으로 인정받은 거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김연아가 있다고 해서, 한국이 피겨스케이팅 종주국이 된 건 아니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이 칸에 이어 아카데미 상을 석권하기까지 국내 영화산업 인프라가 뒷받침을 해준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개인의 수상인 동시에 산업의 수상이다. 그리고 웹툰 산업 역시 많은 점에서 영화 산업을 닮아 있다. 스토리 텔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해외로 나갈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웹툰의 시작

웹툰은 2000년대 초 국내에서 처음 시작됐다. 포탈에서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해 공짜로 제공했다. 초기엔 기존의 만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되며 종이 만화와는 또다른 산업 형태로 발전했다. 웹툰은 스크롤(화면을 위아래 또는 좌우로 움직이는 것) 형태로 흐르고, 짬짬이 소비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 보니 이야기 흐름도 빨라지고, 짧고 굵은 재미로 승부를 걸었다. 이는 젊은 층에 소구해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이제는 영화와 드라마 등에 맞먹는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웹툰 시장 규모는 연간 1조원이 넘는다. 네이버가 가장 크고, 다음은 카카오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플랫폼은 네이버웹툰이다. 이용률이 무려 91.8%(1순위, 2순위, 3순위 합)에 이른다. 뒤를 이어 다음웹툰(50.5%), 카카오페이지(40.2%) 등이 차지 하고 있고, 레진코믹스(30%), 탑툰(8.9%), 투믹스(7.2%) 등이 있다. 네이버가 네이버웹툰, 라인웹툰, 라인망가 등 서비스로 연간 거래액 6000억원을 기록했고,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와 픽코마 등을 통해 연간 거래액 4000억원을 넘겼다.

유료 고객이 늘어나는 것도 특징이다. 웹툰 이용자 중 37.4%가 유료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으며, 대략 5000~1만원대 지출이 32.5%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웹툰 ARPU(유료 이용자 1인당 평균 결제액)3000원으로 아직 동영상(12000)이나 음원(8000)보다는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기존 광고 수익에만 의존하던 방식을 벗어나 수익원이 다양화되고 있다.

웹툰이 전성시대를 맞은 건 영화, 드라마와 손잡으면서부터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크게 히트하며, 웹툰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0강철비를 비롯해 2013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대박을 쳤고, 2017년과 2018년에는 신과 함께시리즈가 각각 1000만 관객을 넘는 초대박 흥행을 기록했다. 탄탄한 스토리, 대중적인 인기가 검증된 웹툰이야말로 영화나 드라마로 옮기기에 최적의 소재였다.

웹툰 플랫폼에 그쳤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층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기존에 웹툰의 지적재산권(IP)을 판매하거나 빌려주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직접 영화나 드라마를 기획, 제작하고 유통시키는 주체로 등장했다. 웹툰을 수직계열화하며 산업을 확장시켰다.

 

세계시장으로 뻗는 K웹툰

네이버는 스튜디오N, 카카오는 카카오M을 설립, 웹툰 계열사가 보유한 IP를 활용해 영화와 드라마 등 2차 생산에 적극 나섰다. 영화 신과 함께’,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좋아하면 울리는등이 이미 큰 성공을 거뒀고, 최근엔 이태원 클라쓰가 한창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다.

웹툰은 해외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웹툰이란 이름으로 2014년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라인 웹툰은 세계 100여개 국 만화 앱 부문에서 수익 1(구글스토어 기준)를 기록했다. 종이 만화 시장에선 일본과 미국이 양대 산맥을 이루지만, 미래형 플랫폼인 웹툰 분야에선 한국의 약진이 압도적이다.

라인웹툰의 월 사용자(MAU)6000만명을 넘는다. 한국 전체 국민수보다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 웹툰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 중 아시아(한국 제외) 이용자가 2500만 명으로 가장 많다. 글로벌 소비자 중 절반이 넘는 62%13~24, 미래 소비 주역으로 꼽히는 Z세대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북미 시장에서 보여주는 성장세다. 북미지역 이용자수는 1000만 명을 넘었다. 북미 유료 콘텐츠 이용자는 지난해 초 대비 3배 이상 늘었고, 구매자당 결제 금액도 2배 이상 성장했다. 북미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네이버웹툰의 2019년 전체 거래액은 전년 대비 60% 성장했고, 이 중 해외 비중은 20%에 이른다.

네이버웹툰이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는 건 국내에서 쌓아올린 노하우와 현지화가 성공적으로 맞물린 덕분이다. 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 도전만화코너를 이용해 신인을 성공적으로 발굴했는데, 해외에서도 이같은 모델을 적용한 캔버스를 도입해 현지 작가를 양성하고 있다.

캔버스는 신인 작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데 유용할 뿐 아니라 현지 시장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최적화된 시스템이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58만 명 아마추어 작가가 활동 중이고, 북미 캔버스의 작품수는 연평균 108%씩 늘어 나고 있다.

북미 시장의 성장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북미 이용자 중 24세 이하 이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이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하는 만화가 라인웹툰인 경우도 상당하다. 이같은 연령 구성은 웹툰이 북미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하는데 탄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미는 인구수가 압도적으로 많을 뿐 아니라, 대중문화 산업 전반에 미치는 지배력이 상당하다.

사람들이 칸 수상작보다는 아카데미 수상작을 더 많이 보지 않는가. 당장은 웹툰 자체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반갑지만, 장기적으로는 IP를 활용한 2차 영상물 시장이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K콘텐츠의 원년

카카오는 올해를 K콘텐츠 전파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카카오가 일본에서 선보인 만화 플랫폼 픽코마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하며 흑자 전환을 이뤘다. “일본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만화 플랫폼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카카오 측은 자평한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지와 픽코마의 유료콘텐츠 연간 거래액은 4300억원에 이른다.

올해는 지적재산권과 수익화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만과 중국 태국에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올초에 열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경쟁력 있는 스토리 IP, 제작 역량 등을 기반으로 국내와 글로벌에서 모두 사랑 받을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웹소설로 읽고, 웹툰으로 즐기고, 영상 콘텐츠로 시청하는 등 인터랙티브하게 참여하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구조가 갖춰지며 웹툰 작가는 꿈의 직업이 됐다. 네이버웹툰이 연재 중인 작가 3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연 평균 수익은 31000만원이다. 연간 1억 원 이상을 버는 작가는 221. 상위 20위 작가의 연 평균 수익은 175000만원에 이른다. 소득만 오른 게 아니다. 몇몇 인기 작가는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공중파 TV 쇼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할 정도다. 이른바 스타성까지 합쳐져 웹툰산업의 선순화 구조가 완성되고 있다. 불과 몇 년 만의 일이다. 코로나19에도 굴하지 않는 K콘텐츠의 힘이다.

 

- 차병선 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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