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았습니다. 이제 저비용항공업계(LCC)에도 막강한 공룡 항공사가 탄생할 거란 기대감이 올라서는데요. 언제나 그렇듯 거대한 빅딜 뒤에는 승자의 저주라는 우려도 동시에 나옵니다. 그 이유는 이스타항공이 재무상황이 현재 너무 안 좋기 때문이죠. 또 최근 코로나19로 여행·항공 업계가 유례없는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기 때문이죠.

지난 2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주식 4971000(51.17%)545억원에 인수하는 매매계약(SPA)을 체결했습니다. 1주당 가격을 1964원으로 평가한 겁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작년 연말부터 본격화 됐습니다. 당시 MOU 형태의 인수합병 체결 당시 매수 금액은 695억원 정도였습니다. 이후 인수합병 실사과정을 거쳐서 140억원이나 인수가격이 깎인 겁니다.

어찌됐든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체격은 엄청 커졌습니다. 항공사의 경쟁력을 국제선 점유율로 파악하기도 하는데요. 제주항공은 작년말 기준으로 6.4%, 이스타항공은 2.3%를 점유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아시아나항공 10.6%를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입니다. 저비용 항공사가 양대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한 겁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계기는 저비용 항공업계의 구조조정을 통해 빠르게 항공업계 선두권에 진입하기 위한 방편이었을 겁니다. 이러한 빠른 속도전에는 인수자금, 즉 현금유동성이 풍부해야 하는데요. 인수가 한창 논의되던 작년 연말에 제주항공 측은 대략 현금성 자산만 3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막상 올해가 되고 보니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걱정이 많나봅니다. 그 많던 유동자산이 늘어나는 유동부채로 인해 1분기가 지나면 바닥을 보일 수 있다는 건데요. 당장 재무상황에 경고등이 들어온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하자마자 때 아닌 재무건전성 위기에 봉착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올해 실적도 걱정이긴 합니다. 항공산업은 결국 사람의 왕래가 잦아야 하는데, 최근 분위기로는 개선의 기미가 언제 올지도 미지수죠. 국내 최초 항공사 간의 인수합병인만큼 제주항공이 어떻게 이스타항공과 함께 공동비행을 펼칠지가 주목되는 가운데, 국토부의 승인과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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